`대한민국 최상급지` 된 반포…"여기 움직이면 역전한다"

이윤희 2024. 8. 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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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 '아크로 리버파크'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서 한강변 단지에서 '국민 평형(전용 84㎡)' 아파가 '50억원'에 거래돼 화제다. 이로써 반포는 강남에서도 대장지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서울시가 반포를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3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 단지의 전용 84㎡가 50억 원에 거래됐다. 전용 84㎡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가 거래다.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1억5000만원에 육박한다.

해당 물건은 아직 등기가 완료되진 않아서 계약금을 내고 잔금은 치르지 않은 거래로 전해진다. 같은 평형의 직전 최고가는 지난 2022년 거래된 46억6000만원이다. 올해 첫 거래인 37억5000만원(3월)보다는 12억5000만원 폭등한 수준이다.

아크로 리버파크는 2016년 1612가구 규모로 준공한 재건축 단지다. 2013년 분양 당시 3.3㎡ 분양가는 3800만원이었다. 가격이 9년여 만에 4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이 단지는 래미안 원베일리 준공 이전 '반포 대장주' 단지로, 2019년에 국내 최초로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1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작년에 입주한 바로 옆 단지 래미안 원베일리도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32층)가 지난달 7일 49억8000만원에 팔렸다. 같은 면적의 아파트가 지난해 9월 43억원에 매매 계약을 맺었는데 약 9개월 만에 6억8000만원이 뛴 것이다.

이 단지는 아크로리버파크보다 신축인 데다 더 대단지라, 시장에서는 이곳도 곧 '국평' 기준 50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대 공인중개업소를 중심으로 최근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가 55억원에 거래됐다는 소문도 확산 중이지만, 아직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을 통해 확인되지는 않았다.

앞으로도 반포 지역에는 '래미안 원펜타스'를 비롯해 '메이플 자이'와 '래미안 트리니원' 등 신축의 준공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5002세대의 대단지로 재건축하는 '디에이치 클래스트'가 공사 중으로,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입주시점은 2027년이다.

서초구 반포동은 2009년 반포주공3단지 재건축 '반포 자이'(3410가구)가 준공되며 '신흥 부촌'으로 떠올랐다. 같은 해 7월 반포주공2단지 재건축 '래미안 퍼스티지'(2444가구)가 입주에 들어가며 고가 신축 아파트촌의 이미지를 굳혔다. 이후 2022년 하반기부터 공사비 급등으로 신축 아파트 품귀가 나타나며 입지가 좋은 준신축 아파트 아크로 리버파크와 아크로 리버뷰 등이 가격 형성을 주도해왔다.

반포동부터 잠원동에 이르는 반포 권역은 한강을 접하고 있으며, 한강 이남권에서도 서울 중앙에 위치한 지역이다. 동작대교·반포대교·한남대교를 통해 강북 도심권역으로의 연결도 쉽다. 경부간선도로가 지나고 서울고속터미널이 가까이 있으며, 지하철 3·7·9호선 이용이 가능해 광역교통과 시태 교통이 모두 편리하다. 원촌초, 반포초, 잠원초, 원촌중, 반포중, 세화여중, 반포고, 세화고, 세화여고 등 학군이 우수하고, 종합병원과 백화점도 가깝다.

다만 최근의 신고가 행렬은 단기적인 이벤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포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닌 점이 다른 강남권 주요지역과 달랐다. 서울시는 2020년 6월 국제교류복합지구(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 후 연장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2년 동안 실거주 의무가 있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는 '갭투자'가 불가능해 고가주택 투자 수요가 모두 반포로 이동해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국내 아파트 최상급지로서의 입지는 다졌지만, 다른 강남권의 주요 지역들의 규제 해제와 재건축 진행 속도에 따라 투자 행방이 좌우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현 NH투자증권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향후 압구정과 청담·삼성·대치동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시점에 반포 진입이 가능한 유효 수요층이 강남으로 분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포 지역의) 가격 변수로 판단된다"며 "재건축 단지만 모여 있는 압구정동 시세가 반포 신축과 비슷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압구정 재건축 사업의 추후 진행 속도에 따라 시세 형성의 동인이 압구정동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신축과 준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 거래 움직임은 반포 밖으로도 번져가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51㎡는 이달 8일 신고가인 50억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150㎡도 이달 6일 36억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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