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이르면 9월 기준금리 인하 논의”…9월 인하 가능성 공식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이 31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은 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5.25~5.5%로 8회 연속 동결한 결정을 발표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진정세가 확인되고 견고한 노동시장을 유지하는 것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면서 “그런 조건들이 충족되면 이르면 9월에 정책 금리 인하가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이제까지 내놓은 기준금리 인하 전망 중 가장 구체적인 것으로, 현재의 거시경제 추이가 이어진다면 다음 연방공개시장위 회의가 열리는 9월에 기준금리를 내리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은 지난해 7월 이래 현재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해왔다.

연방공개시장위도 성명에서 “양쪽 위험에 주의하면서” 금리 정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고금리 유지가 실업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유의하겠다는 것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만을 언급하던 기존 성명 내용과 다르다. 연방공개시장위는 고용시장이 둔화되고 실업률이 올라간 것을 이런 입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연방공개시장위 성명은 또 “최근 우리의 인플레이션 목표인 2%로 향해 가는 추가적 진전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연방공개시장위는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이 들 때까지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상황에 따라 9월에도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을 가능성을 일부 열어놨다. 파월 의장도 연말까지 경제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가 없을 수도 있고 여러 차례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또 그는 0.25%포인트가 아니라 0.5%포인트를 내리는 ‘빅스텝’은 당장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이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공식화하면서 이날 에스앤피(S&P)500지수가 1.58% 오르는 등 뉴욕 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 쟁점도 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대선 전에는 기준금리를 내리면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로 경기 활성화 효과가 나타나면 자신에게 불리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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