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레드·부드러운 벨벳 모두 잡은 레드벨벳, 오늘 10주년
그룹 레드벨벳(Red Velvet)이 오늘(1일) 10주년을 맞았다.
SM엔터테인먼트에서 에프엑스(f(x)) 이후 5년 만에 나오는 걸그룹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은 레드벨벳은 강렬하고 매혹적인 '레드'(Red)와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벨벳(Velvet) 두 가지의 색깔을 가져가며 세련된 음악과 퍼포먼스를 펼치겠다는 포부를 안고 2014년 8월 1일 가요계에 데뷔했다.
아이린·슬기·웬디는 SM의 프리 데뷔팀 SM 루키즈 멤버로 대중에게 이미 공개됐고, 비공개 연습생이었던 조이까지 4인조로 첫발을 뗐다. 데뷔곡 '행복'(Happiness)은 신스 사운드와 아프리칸 느낌의 트라이벌 비트가 어우러진 유로 팝 장르 곡으로, 레드벨벳 역대 타이틀곡 중에서도 생동감 넘치는 곡으로 분류된다. 멤버들은 각각 주황색, 핑크색, 초록색, 파란색 부분 염색을 한 헤어스타일로도 눈길을 끌었다.
데뷔 두 달여 만인 그해 10월에는 같은 소속사 출신 선배 그룹 에스이에스(S.E.S.)의 '비 내추럴'(Be Natural)을 리메이크해 돌아왔다. 피처링은 SM 루키즈 멤버이자 이후 엔시티(NCT)로 데뷔하는 태용이 맡았다. 힙합 비트를 기반으로 모던 재즈의 구성을 갖춘 네오 소울 장르의 '비 내추럴'은 발랄하고 에너지 넘치는 전작과 180도 다른 분위기의 곡으로, 레드벨벳의 첫 번째 '벨벳' 콘셉트 곡이기도 하다.
SM 루키즈 멤버였던 예리가 합류하며 5인조로 재편된 레드벨벳이 낸 첫 번째 미니앨범 '아이스크림 케이크'(Ice Cream Cake)는 레드벨벳이 어떤 팀인지를 각인하기 시작한 앨범이다. 뮤직박스 사운드가 인상적인 일렉트로닉 팝 '아이스크림 케이크'에서는 사랑스러운 매력을, 그루비한 드럼 비트 위에 부드러운 선율을 얹은 어반 장르 '오토매틱'(Automatic)으로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레드'와 '벨벳' 정체성을 모두 보여줬다.
앨범 표지에서부터 빨간색이 도드라지는 첫 번째 정규앨범 '더 레드'(The Red)는 말 그대로 '레드'스러움의 정수다. '덤덤덤덤덤덤'이라는 중독적인 훅과 그루비한 비트가 인상적인 업템포 팝 댄스곡 '덤덤'(Dumb Dumb)을 비롯해 '레드'에 초점을 맞춘 10곡을 발표했다.
반면 두 번째 미니앨범 '더 벨벳'(The Velvet)은 말 그대로 '벨벳'으로 가득 찬 앨범이었다. 타이틀곡부터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연주, 세련된 리듬이 어우러진 알앤비 발라드 '7월 7일'(One Of These Nights)로, 슬픈 정서가 돋보이는 정적인 곡을 전면에 내세웠다. '쿨 핫 스위트 러브'(Cool Hot Sweet Love) '라이트 미 업'(Light Me Up) 등 다른 수록곡도 비슷한 결을 유지했다.
'레드' 계열 곡이었던 '러시안 룰렛'(Russian Roulette) '루키'(Rookie)는 모두 중독적인 후렴구를 가진 노래였다. 여름을 맞아 나온 미니앨범 '더 레드 서머'(The Red Summer) 타이틀곡 '빨간 맛'(Red Flavor)은 신나고 에너지 넘치는 업템포 장르 댄스곡으로, 한 번 들어도 흥얼거릴 수 있는 대중성을 무기로 레드벨벳을 대표하는 곡이 됐다.
'아이스크림 케이크'에서부터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한 레드벨벳 특유의 '신비함'과 '수상함'은 앨범을 거듭할수록 존재감을 발휘했는데, 뮤직비디오에서 특히 잘 드러났다. '덤덤'에선 여럿으로 복제된 듯한 멤버들의 모습이 주요 이미지로 등장하고, '러시안 룰렛'에선 수영장에 밀어버리거나 실을 잘라내는 등 멤버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장면이 반복되며, '피카부'(Peek-A-Boo)에선 아예 총, 도끼, 활 같은 무기를 들어 피자 배달부를 죽이는 듯한 암시가 나온다.
'파워 업'(Power Up) '짐살라빔'(Zimzalabim) '음파음파'(Umpah Umpah) '퀸덤'(Queendom) '벌스데이'(Birthday) '배드 보이'(Bad Boy) '알비비'(RBB) '싸이코'(Psycho) 등 레드벨벳은 연차를 쌓아갈수록 레드와 벨벳을 자유롭게 오가며 다채로운 음악을 선보였다. 다섯 멤버의 음색 합,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 넓은 장르 소화력 등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다.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를 샘플링한 '필 마이 리듬'(Feel My Rhythm)은 레드벨벳의 우아함과 보컬 합이 강조된 곡으로, 또 하나의 대표곡이 됐다. 극적이고 변칙적인 구성의 몽환적인 '칠 킬'(Chill Kill)과 멤버들의 시원하고 환상적인 하모니가 매력적인 '코스믹'(Cosmic)까지, 데뷔 10주년을 맞은 레드벨벳은 꾸준히 대중에게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데뷔 10주년 기념일인 오늘(1일)은 팬 송 '스위트 드림스'(Sweet Dreams)를 발매한다. 지난 6월에 나온 '코스믹' 앨범 수록곡에 '스위트 드림스'를 더한 새로운 버전의 앨범도 이날 나온다. 아이린·슬기·웬디·조이·예리의 상징색과 특징을 담은 캐릭터를 활용한 구성품도 포함돼 있어 기대를 모은다.
또한 레드벨벳은 10주년을 맞아 '해피니스 : 마이 디어, 레베럽'(HAPPINESS : My Dear, ReVe1uv)이라는 이름의 팬콘 투어를 개최한다. 내일(2일)부터 4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는 서울 공연부터 아시아 총 5개 지역에서 팬들을 만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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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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