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곧 金 딸 텐데…" 박상원을 일으킨 오상욱의 한마디 [올림픽]

오상욱의 개인전 금메달 보고 강한 동기부여 얻어
남자 사브르 단체전 3연패에 일조

(파리=뉴스1) 이상철 기자 =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3연패에 힘을 보탠 박상원(24·대전광역시청)이 먼저 금메달을 땄던 오상욱(28·대전광역시청)의 한마디에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박상원은 1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에서 오상욱,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도경동(25·국군체육부대)과 함께 출전해 우승에 힘을 보탰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헝가리를 45-41로 꺾고 2012 런던, 2020 도쿄에 이어 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선 종목 로테이션으로 인해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다.

금메달을 손에 꼭 쥔 박상원은 "펜싱을 시작할 때 TV로만 봤던 원우영 선생님, (구)본길이형과 함께 해냈다는 것이 감회가 새롭고 신기하다"며 "정말 힘들게 올림픽을 준비했는데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8강에서 3라운드에 출격한 박상원은 4강과 결승에서 모두 1라운드를 책임졌다. 특히 결승에서는 1라운드에서 5-4 우위를 점하는 등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흐름을 탄 한국은 근소한 우위를 이어갔고 결국 우승을 확정했다.

박상원은 "올림픽에 처음 참가하다 보니 관중의 큰 함성 등 요소에 동요될 수 있었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냉정하고 침착해. 네가 할 거 자신 있게 해'라고 계속 주문하셨다. 그 덕분에 경기를 잘 치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뷰할 때 차분한 모습을 보이는 박상원은 막상 피스트에 올라서면 투사로 돌변한다. 득점 후에는 소리를 지르고 포효하는 등 액션도 큰 편이다.

실제 어떤 성격이냐는 말에 그는 "원래 차분한 편인데 경기에서 너무 이기고 싶어 몸짓이 커진다. 간절하다 보니 복받치는 뭔가가 있다. 상대와 기 싸움에서 밀리기 싫어서 더욱 그렇게 행동한다"고 설명했다.

명품 조연으로 단체전 3연패 대업에 일조했지만, 부담감이 컸다고 했다. 박상원은 "중압감이 심했고 걱정도 많았다. 그렇지만 그 자리에 있는 내가 결국 해야 할 일이었다. 그래서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 나아갔다"고 말했다.

그런 박상원에게 기운을 불어넣어 준 이는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오상욱이었다.

오상욱은 지난 7월 28일 사브르 개인전에서 우승, 태극 검객 중에서 가장 먼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상욱은 금메달을 보여 달라는 박상원의 요청에 '메달 없어졌는데'라고 농담하면서 바지 주머니에 있던 금메달을 꺼냈다. 그러면서 "너도 (곧 금메달을) 딸 텐데"라는 따뜻한 말로 격려했다.

박상원은 "(오)상욱이형의 금메달을 두 눈으로 보고 큰 자극을 받았다"면서 "형의 한마디가 큰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 영향으로 단체전에서 잘할 수 있었다"고 오상욱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끝으로 박상원은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파리 올림픽에서 최고의 성적을 냈지만, 끝이 아니다. 국민 여러분이 항상 격려와 응원을 해주시면 열심히 노력해 메이저 대회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당부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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