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파월 끌고, 엔비디아 밀고’ 뉴욕증시 상승···나스닥 2.64%↑[데일리국제금융시장]
파월, 7월 FOMC 기자회견서 9월 인하 논의 시사
“금리 인하 시점 가까워져···내릴 여력 있다”
AMD, 전망치 상향에 엔비디아 13% 급등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뉴욕증시의 3대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유지돼 투자가 느려지지 않을 것이란 업계 전망에 따라 엔비디아 등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한 점도 증시 상승에 힘을 보탰다.
31일(현지 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99.46포인트(+0.24%) 상승한 4만842.7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85.86포인트(+1.58%) 상승한 5522.3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51.98포인트(+2.64%) 뒨 1만7599.40에 장을 마쳤다.
이날 연준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다. 시장은 이미 이날 동결 확률을 95%로 보고 있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9월 인하 신호를 줬다.
파월 의장은 물가와 고용 지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일이 끝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준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만한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위원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통화 정책을 완화(=기준금리 인하)할 적절한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데이터가 나온다면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닐 두타는 이날 FOMC 기자회견에 대해 “기자회견은 앞서 발표된 금리 결정 성명문보다 다소 비둘기였다”며 “전반적으로 그들은 그저 (인하 시기를) 기다리기 위해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고, 연준이 인정한 바에 따르면 모든 경제지표는 이미 그들이 보고 싶어하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9월 인하를 점쳤다.
이날 엔비디아의 주가는 12.81% 급등했다. 이날 마이크로스프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내년에 엔비디아 제품 기반 AI 인프라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가 AI 수요가 여전히 높다고 발표한 점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리사 수 AMD CEO는 올해 AI 칩 매출 전망치를 이전 전망보다 11% 높인 45억 달러로 발표했다. 이날 AMD의 주가는 4.36% 상승했다. 이밖에 애플이 1.5%, 메타와 아마존이 각각 2.51%, 2.90% 상승하는 등 주요 기술기업들의 주가가 상승했다.
올해 2분기 미국 기업들의 고용 비용은 시장 예상보다 덜 올랐다. 이날 미 노동부는 2분기 고용비용지수(ECI)는 계절조정 기준 전분기 대비 0.9%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1분기에 비해 오름세가 0.3%포인트 둔화하면서 시장 예상치(+1.0%)를 밑돌았다. 고용비용은 임금과 복리후생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로 인건비에 대한 기저 흐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연준이 주목하는 지표다.
고용비용의 70%를 차지하는 임금은 2분기 들어 전분기보다 0.9% 올랐다. 1분기에 비해 0.2%포인트 낮아졌다. 복리후생 등 임금 외 다른 보상은 전분기보다 1.0% 상승했다. 1분기(1.1%)에 비해 역시 둔화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의 ECI 수치는 예상보다 완만했던 좋은 수치”라며 “임금 인상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주지만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계속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은 연준의 비둘기파적 메시지에 하락했다. 기준금리 변동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오후 세시 기준 2.2bp(1bp=0.01%포인트) 내린 4.337%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3.6bp 내린 4.143%였다. 증시 마감 이후에는 수익률 하락폭이 더욱 커져 2년물과 10년물 보두 10bp 가량 하락 거래 중이다.
주요 가상자산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8% 내린 6만464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더는 1.3% 하락한 3227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유가는 급등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자가 이란에서 암살되면서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여파로 풀이된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3.18달러(4.26%) 급등한 배럴당 77.9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9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2.09달러(2.66%) 뛴 배럴당 80.72달러에 마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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