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화양연화' 꿈꾸는 尹-韓, 일단 갈등 접은 비공개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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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1시간 30분간 만났다.
반면 이번 회동의 경우 배석자가 정 비서실장에 불과해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배려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윤 대통령은 당직 개편에 대해 표면적으로 한 대표의 권한을 존중해줬지만, 실제 인선에서 '친한동훈(친한)'계 의원들이 대거 발탁될 경우 친윤 진영과의 잡음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통령실이 이날 적극적으로 화해에 의미를 부여한 반면, 한 대표 측은 구체적으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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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 정진석 비서실장만 배석해 여당 대표로서 배려도
당직 개편과 채상병 특검법 등 갈등 요인도 여전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1시간 30분간 만났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했지만 사실상 독대나 마찬가지였다. 특히 앞선 경우와 달리 만남 자체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번 회동의 정치적 의미가 가볍지 않은 이유다.
방점은 '화해'에 찍혔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사퇴 요구’를 비롯한 여러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의도된 만남’으로 임시 봉합한 것과 비교하면 한발 더 나아갔다. 윤 대통령은 정권 성공, 한 대표는 차기 대권을 위해서라도 서로가 필요한 관계다.
대통령실은 31일 이번 회동의 콘셉트가 ‘추억 공유’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두 분의 대화가 마치 과거 회고담 같았다”면서 “함께 법조(검사 시절) 때 얘기들을 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에는 과거 법조 생활에 대해서 말씀을 나눴다”며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많이 해 주셨다”고 말했다. '화양연화(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시절)'의 인연을 떠올리며 공감대를 넓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과거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낼 당시 한 대표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서울지검 3차장 검사로 '한 몸'이나 마찬가지였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함께 수사하고 전임 정부에서 함께 고통받은 시절을 회상하며 1시간 30분간 대화를 나눴다는 건 윤 대통령이 먼저 화해의 손을 내민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만남의 형식이 기존과 달랐다. 윤 대통령은 올 1월 충남 서천 화재현장에서 한 대표와 만나 기차를 타고 대화를 나누며 서울로 이동했다.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로 관계가 악화할 때다. 하지만 여러 인사들과 함께한 자리였다. 총선 이후에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의 만남 요청을 아예 거부했다. 전당대회 다음 날인 24일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초청했을 때는 참석 인원만 30명이 넘었다. 반면 이번 회동의 경우 배석자가 정 비서실장에 불과해 윤 대통령이 한 대표를 배려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적잖은 조언도 건넸다. 윤 대통령은 "정치는 결국 자기 사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해 한 대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직 개편과 관련해서는 "당대표가 알아서 잘해 달라"고 당부했다. '친윤석열(친윤)’계 정점식 정책위의장의 교체 여부를 놓고 당내 갈등이 고조되자 윤 대통령이 일단 논란을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조직의 취약점을 (보완하도록) 강화해 조직을 잘 이끌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극적인 화해 제스처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간 갈등 요인은 한둘이 아니다. 윤 대통령은 당직 개편에 대해 표면적으로 한 대표의 권한을 존중해줬지만, 실제 인선에서 ‘친한동훈(친한)’계 의원들이 대거 발탁될 경우 친윤 진영과의 잡음이 커질 수밖에 없다. '폭넓게 포용하라'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결국 '친윤계도 보듬어 달라는 취지였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실이 이날 적극적으로 화해에 의미를 부여한 반면, 한 대표 측은 구체적으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두 차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채 상병 특검법'은 눈앞의 과제다. 한 대표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뱉은 말은 지키려는 성격이기 때문에, 야당이 한 대표 의견이 반영된 채 상병 특검법을 추진한다면 언제든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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