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어펜져스’도 강했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 올림픽 단체전 3연패 성공, 오상욱은 한국 선수단 첫 2관왕 등극
멤버 두 명이 바뀌어도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는 여전히 강했다. ‘新 어펜져스’로 불리는 한국 남자 사브르 대표팀이 올림픽 단체전 3연패에 성공했다.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 구본길(35·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23·대전광역시청), 도경동(24·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브르 남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헝가리를 45-41으로 이겼다.
사브르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오상욱은 단체전 우승으로 2관왕에 등극했다. 아시아 펜싱 선수가 올림픽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한 것은 오상욱이 최초다. 당연히 한국 펜싱 역사상 첫 올림픽 2관왕이기도 하다. 아울러 오상욱은 2024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첫 2관왕에 올랐다.
헝가리는 역대 올림픽 펜싱에서 금메달 38개, 은메달 24개, 동메달 29개를 따낸 대표적인 펜싱 강국이다. 금메달 개수만 따지면 역대 3위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 현재 세계랭킹은 3위. 사브르 대표팀의 원우영 코치도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진행된 미디어에서 “가장 견제하는 대상은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고, 변칙 기술에 능한 미국이다. 오랜 시간 같은 멤버로 호흡을 맞춰온 헝가리가 그 다음 경계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남자 사브르 단체전 세계랭킹 1위답게 한국은 헝가리보다 한 수 위였다.
시작은 불안했다. 첫 주자로 나선 박상원이 헝가리의 첫 주자이자 개인전에서 올림픽 3연패를 이뤄낸 아론 실라지에게 연이어 공격을 허용하며 0-2로 끌려나갔다. 하지만 박상원은 곧바로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또 다시 3-4로 역전 당했다가 5-4로 역전에 성공한 뒤 피스트에서 내려갔다.
구본길의 상대는 안드라스 사트마리. 두 선수도 한점씩을 주고받는 피 말리는 접전을 펼쳤지만, 12년 동안 올림픽 단체전 결승에 오른 구본길의 구력이 한 수 위였다. 구본길은 12-11에서 연속 3점을 내며 15-11로 점수차를 벌린 뒤 피스트에서 내려왔다.
4바우트에는 박상원이 나섰다. 상대는 크리스티안 라브. 조금 더 격차를 벌리면 안정적으로 승부를 가져갈 수 있었지만, 라브가 선전하면서 격차가 줄어들었다. 한때 2점차까지 줄어들었지만, 19-17에서 동시 공격이 비디오 판독 끝에 박상원의 점수로 인정되면서 4바우트를 20-17로 마쳤다.
5바우트는 양국의 베테랑인 아론 실라지와 구본길의 맞대결로 펼쳐졌다. 두 선수 모두 대등한 기량을 뽐내며 한 점씩 주고받는 접전을 펼쳤고, 5-5로 동점을 이뤄 25-22로 여전히 한국이 3점을 앞선 상태로 바우트가 끝났다.
7바우트는 구본길 대신 도경동이 나섰다. 상대는 크리스티안 라브. 준결승을 마치고 “몸이 근질근질하다”던 도경동은 곧바로 첫 포인트를 올리며 기선을 제압한 뒤 4연속 공격을 성공시키며 35-29로 점수차를 벌리며 다시 승기를 가져왔다. 7바우트를 5-0으로 퍼펙트하게 끝낸 도경동은 ‘씬스틸러’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박상원도 도경동이 끌어올린 분위기를 이어받으며 8바우트 첫 공격을 성공시켰다. 한국의 6연속 득점으로 36-29까지 벌어졌다. 사트마리가 2연속 공격을 성공시키며 36-31로 분위기를 반전시키려 애썼지만, 박상원도 이에 지지않고 과감한 공격을 성공시키며 37-31을 만들며 안정적인 리드를 지켜냈다. 이후 한 점씩 주고받는 공방전을 이어갔고, 39-33에서 박상원의 공격이 먼저 들어가며 8바우트를 40-33로 끝냈다.
실라지의 저력은 무서웠다. 43-39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개인전 금메달에 빛나는 오상욱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곧바로 공격을 성공시키며 44-39, 금메달 포인트에 도달했다. 실라지는 금메달 포인트 상황에서도 2점을 연속으로 내며 44-41까지 따라붙었다. 그러나 오상욱은 실라지의 공격을 막아내고 반격에 성공하며 45점째를 따내며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파리=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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