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뚝', 성적 암울한데…"건설업 랠리 온다" 예상 밖 전망, 왜?
대형건설사들의 2분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원가율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다만 전반적인 수주환경이 개선되는 가운데 건설비용도 피크아웃(정점 통과) 조짐을 보이면서 건설사들의 실적도 나아질 전망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2분기 매출액이 8조62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473억원으로 34.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461억원으로 31.2% 줄었다.
대우건설은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감소했다. 매출액은 2조8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8%, 영업이익은 1048억원으로 51.9% 각각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2041억원) 대비 52.7% 줄어든 965억원이다.
삼성E&A는 2분기 매출 2조6863억원, 영업이익 2626억원, 순이익 205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8% 감소한 수준이다.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영업익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2분기 대규모 손실을 반영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GS건설은 2분기 매출액 3조297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66% 감소한 것. 영업이익은 93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2분기 중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에 따른 재시공 비용을 회계에 반영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분기 매출 1조872억원(16.4% 증가)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30% 증가한 538억원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2분기 광주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 등을 실적에 반영한 바 있다.
건설경기 부진이 이어지며 대형 건설사들마저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여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5월말 기준)은 7만2139가구로 6개월 연속 증가했다. 건설사에게 타격이 큰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1만3230가구에 달한다.
인건비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율이 치솟은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건설 원가율은 90%대를 웃돌았다. 원가율이 95%를 넘긴 건설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건설사들의 실적 세부지표를 들여다보면 반등 여지가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고, 건설 원가율이 피크아웃 조짐을 보인다는 점도 실적반등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과 분양가 상승 등으로 건설원가의 '분모'가 커지면서 원가율은 점차 떨어질 것"이라며 "전국적으로 공사비를 올리는 현장이 많은데, 도급증액 효과는 건설사들의 매출에 고스란히 반영된다"고 말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2021년부터 급상승한 공사비 원가에 대한 여파가 작용했다"며 "현대건설은 당시 수주한 물량의 준공이 집중되면서 준공 정산 '비용'이,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에는 준공 정산 '이익'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주택 사업에서의 추가 비용 문제는 이제 더 이상 상수가 아닌, 지나간 이슈"라며 "최근 서울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점차 공급대책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업 전반적인 수주 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실적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당분간 건설업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건설사들의 저수익 공사 비중은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2023년 이후 분양한 물량의 실행원가율은 90% 이내로 파악되는데, 해당 물량들의 매출 비중이 확대될수록 주택 수익성은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2022년 이후 급감한 신규분양 물량으로 인해 업체별 주택실적 축소를 우려했으나, 높아진 공사비로 매출은 안정화됐다"며 "오히려 수익성이 개선돼 업체별 이익 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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