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홀로 폭염고개 넘는 판자촌... 최소한의 생활 지켜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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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30년에 역기능도 보였지만 성과도 있었다.
이 때문에 판자촌 마을 주민들은 어느 해보다 뜨거운 폭염에 홀로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주민들도 이제 그러려니 하고 폭염 피해 신고조차 않는다고 한다.
폭염 피해 지원은 그 주택이 아니라 주민을 향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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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30년에 역기능도 보였지만 성과도 있었다. 주민 불편이나 어려움을 보다 가까이에서 보살피는 것이다. 우선 동네 공원들부터 업그레이드돼 주민들이 즐겨 찾는다. 여름이면 횡단보도마다 그늘막이 펼쳐진다. 요즘 시내버스정류장에는 쿨링포그도 뿜어져 나온다. 겨울에는 정류장의 의자도 따뜻하게 데워진다.
장마가 물러나니 폭염이 기승이다. 폭염이 사람을 가리지는 않겠지만, 한층 힘들어 하는 이들도 있다. 취약계층이다. 최근의 기상 이변은 더욱 기후 취약계층을 양산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폭염 지원책을 쏟아낸다. 폭염지원금을 주고 에어컨 사용을 위한 에너지바우처도 뿌린다. 폭염키트도 있다. 얼음팩이나 손선풍기, 양산, 물병, 구급약품 등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그런데 이런 지원에서도 빠진 채 맨몸으로 폭염고개를 넘고 있는 이웃들도 있다. 판자촌 마을 주민들이다. 최근 경기일보가 인천 남동구 구월동 판자촌 마을을 돌아봤다. 한 80대 어르신은 작은 선풍기 하나에 의지한 채 땀방울을 훔쳐냈다. 오전 시간임에도 집 안엔 열기로 후끈했다. 책받침만 한 창문에 장마 직후 습기로 한증막이다.
다른 한 집을 가니 에어컨은 있어도 틀지 못하고 있다. 지난 장마철 지붕이 새면서 누전으로 전기가 나갔다. 가끔 전기가 들어오기도 하지만 불안해 에어컨을 못튼다. 지붕과 전기를 손봐야 하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
인천시는 올여름 노숙인 365명에 대한 폭염 물품 지원에 나섰다. 또 쪽방촌 221가구(256명)에 대해서도 폭염대책을 시행한다. 전기시설물 점검이나 취약계층 주민 보호 대책 등이다. 군·구 차원에서도 폭염 보호 사업을 벌인다. 취약계층 노후 주택의 재난 예방이나 거주환경 개선 등이다.
그러나 인천 곳곳 판자촌 마을 주민들은 대상 밖이다. 무허가 건축물이라는 이유로 사각지대로 밀려나 있다. 인천시의 쪽방촌 지원이나 구의 노후주택 사업 대상에서도 빠진다. 이 때문에 판자촌 마을 주민들은 어느 해보다 뜨거운 폭염에 홀로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폭염뿐만이 아니다. 장마나 겨울철 한파 등 날씨 재난을 당해서도 최소한의 지원조차 받지 못한다. 주민들도 이제 그러려니 하고 폭염 피해 신고조차 않는다고 한다.
물론 해당 지자체 관계자들의 고충도 이해는 간다. 예산을 들이는 지원 사업 등은 기준이나 규정을 따라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무허가 건축물이라 해서 획일적인 폭염 대책 배제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폭염 피해 지원은 그 주택이 아니라 주민을 향한 것이기 때문이다. 등록된 주민인 이상 최소한의 생활은 지켜줘야 제대로 된 지방자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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