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가 출신 노동 장관, 노동 개혁 나선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김문수(73)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1980년대 노동운동을 했다. 그러다 김영삼 정부 때 신한국당에 입당해 3선 의원에 재선 경기지사를 거쳤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이 노동운동과 의정·행정 경험을 두루 갖춘 김 후보자를 통해 윤석열표 노동 개혁에 다시 시동을 걸겠다는 뜻”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 후보자는 경북고를 졸업하고 1970년 서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재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다가 1974년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으로 제적됐고, 이후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서울 청계천 피복 공장에서 재단 보조공이 첫 직업이었다. 이후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 전태일기념사업회 사무국장 등을 지내는 등 노동운동계 중심에 섰다. 1985년 구로동맹 파업 이후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 결성을 주도했고, 1990년부터는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에서 지도위원으로 활동했다.
김 후보자는 1990년대 민중당에서 활동하며 정치권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민중당은 1992년 총선 득표율 미달로 해산됐다. 이후 약 1년간 택시 기사로 일하다가 1994년 “혁명의 시대는 지나갔다”며 김영삼 전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자유당에 입당했다. 극좌 노선을 버리고 우파로 전향한 그는 1996년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민자당 후신)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고, 16·17대 총선까지 내리 3선을 했다. 2006년에는 경기지사에 당선됐고 2010년에는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2012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선 후보 경선, 2016년 20대 총선, 2018년 서울시장 선거 등에서 연달아 패배했다.
다시 재야에 머물던 김 후보자는 현 정부 들어 2022년 9월 경사노위 위원장에 임명됐다. 경사노위는 노사정(勞使政) 대표가 모여 노동 정책과 노사 관계 등을 논의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2030 시기를 노동 현장에서 근로자의 권익 향상을 위해 치열하게 활동했던 인물로 입법과 노동을 두루 경험해 노동 개혁 과제를 완수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본지 통화에서 “지난 2년간 노사 분규로 인한 노동 손실 일수를 대폭 감소시킨 윤석열 정부의 법치주의 노동 개혁을 정착시키고 12대88의 노동시장 이중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따뜻한 개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김 후보자가 과거 ‘민노총은 김정은 기쁨조’ ‘문재인 전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라고 발언한 사례 등을 언급하며 “반노동·반국민적 정부임을 자인하나”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반노동 인사 참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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