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업계 “티메프발 규제 불똥 우려… 스타트업 혁신의 싹 잘라선 안 돼”
손해 봐도 대규모 투자 불가피
일률적으로 규제해선 안 돼”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를 계기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금감원 등 정부 당국도 플랫폼 규제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도를 넘는 규제가 이커머스와 플랫폼 산업 혁신의 싹을 자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신산업 태동기에 기업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는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데, 이런 산업의 특수성을 무시하면 자금력이 부족한 스타트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관계자는 “유통은 기본적으로 현금 흐름이 중요한데, 이를 과도하게 통제하면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 말고는 플랫폼 사업을 하지 말라는 의미”라며 “티몬·위메프를 무리하게 인수한 큐텐의 경영 책임을 묻는 것과 플랫폼을 규제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정당하게 유치한 투자금에 대해선 활용도를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업계는 이번 일을 계기로 거대 플랫폼의 독점을 막기 위해 추진 중인 ‘사전 지정제’ 대상이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거대 플랫폼 회사들을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에 지정해 끼워 팔기 등을 규제하는 것이다. 한 패션 플랫폼 관계자는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며 규제 대상을 늘리면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을 내놓기 어렵게 된다”며 “결국엔 소비자들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고 했다. 규제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지영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전문위원은 “이번 사태를 플랫폼 규제 강화 근거로 활용하면 안 그래도 급감한 국내 IT 플랫폼 스타트업 투자가 끊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산업 구조 문제보다는 경영 실패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주장한다. 한국벤처창업학회장을 지낸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정산 대란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찾기 어려운 사례”라며 “큐텐을 상장하려던 구영배 대표가 취약한 자본 사정에도 무리하게 추진하다 일이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의 재무 건전성 심사가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한 벤처 투자 업계 관계자는 “국내 1위 이커머스 플랫폼인 쿠팡이 적자를 벗어나는 데 14년이 걸렸다”며 “일률적 자금력 규제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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