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걸려온 '그놈 목소리'…국정원·검경 공조로 덜미
[앵커]
정부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우리 국민을 상대로 돈을 갈취한 보이스피싱 조직 2곳의 총책들이 붙잡혔습니다.
범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한 국정원이 검경과 공조해 검거할 수 있었는데요.
총 피해액은 최소 14억원이라고 합니다.
강건택 기자입니다.
[기자]
가정집 침실로 보이는 작은 방에 앉은 남성이 전화기를 손에서 놓지 않습니다.
상대방에게 "블루투스를 꺼라", "와이파이를 꺼라"며 쉴새없이 요구하다, 하던 일을 중단하라고도 압박합니다.
이 남성의 정체는 중국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원.
중국 내 가정집 또는 사무실에서 유창한 한국말로 우리 국민들을 속이고 있던 겁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원> "본인이 잘 생각을 해보세요. 본인의 개인정보가 이미 유출이 된 거잖아요. 누군가가 지금 본인의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했다면…"
이들은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수사팀 수사관'을 사칭해 피해자가 범죄에 연루됐다고 협박하면서 가짜 구속영장까지 들이밀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이나 은행 소속으로 위장해 저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는 거짓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2개 보이스피싱 조직이 이렇게 해서 뜯어간 돈은 모두 14억원.
이들이 피해자를 속이는 영상과 음성, 시나리오까지 확보한 국정원은 2개 조직의 총책인 중국인 이모씨와 한국인 최모씨의 국내 입국 정보를 검경에 제공, 검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조직들은 마치 기업처럼 체계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국정원은 전했습니다.
상담 역할을 맡은 조직원들은 자체 제작한 '피싱용 양식'에 따라 피해자의 신원, 연봉, 대출, 카드, 휴대전화 정보를 상세히 기재했고, 피싱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국정원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 시도 정보를 입수하자마자 곧바로 경찰에 전달하는 핫라인을 구축했다며, "범행을 주도하는 해외 원점을 타격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강건택입니다.
#국정원 #보이스피싱_총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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