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6’도 막지 못한 챔필 열기, 2홈런 8타점 제러드도 놀랐다 “이 나라 야구 열기 어썸 그 자체··· 미국 부모님께도 알리고 싶어”
30-6.
두산이 KBO 역사상 1경기 최다 득점과 최다 점수 차 승리 기록을 다시 세우며 선두 KIA를 대파했다. 선발 야수 전원이 안타와 득점을 기록했고,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도합 28안타로 1996년 작성한 1경기 최다 안타 팀 기록(27안타)를 갈아 치웠다.
누구 하나 가릴 것 없이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며 KIA 마운드를 초토화했지만,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인 것은 두산의 새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이었다. 이제 KBO리그 2번째 경기, 선발로는 첫 출장이었는데 홈런 2개 포함 6타수 5안타에 2볼넷 8타점을 기록했다. 8타점은 과거 SK 호세 페르난데스(2002년)와 NC 에릭 테임즈(2015년)가 기록한 외국인 타자 1경기 최다 타점과 타이기록이다. 2015년 최주환이 기록한 두산 타자 1경기 최다 타점과도 동률이다.
경기 후 제러드는 “미국에서도 8타점은 해본 적이 없다”며 “마지막 타석에 나가기 전에 8타점이라는 말을 듣고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날 하루에만 KBO 1, 2홈런을 몰아친 제러드는 “첫 홈런은 무사 1루에서 코치님이 휘두르라고 해서 좋은 기회다 싶어 최대한 강한 스윙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2번째 홈런은 자동차를 살짝 비껴갔다. 그게 아쉽다”고 웃었다. KIA 홈 챔피언스필드 오른쪽 외야 ‘EV3’ 존에는 전기자동차 EV3가 전시돼 있다. 자동차를 맞히면 홈·원정을 가리지 않고 EV3 자동차를 부상으로 받는다. 바로 전날 KIA 소크라테스가 자동차 앞 유리를 직격하는 홈런으로 상을 받았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출발, 제러드는 “야구에서 자신감이 굉장히 중요한데, 앞으로 자신감 있게 스윙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지켜보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제러드는 KBO의 뜨거운 응원 열기에도 크게 놀랐다. 5회가 끝났을 때 이미 14-3이었고, 경기 후반 한때 30-3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그러나 3루 홈 응원석을 가득 메운 KIA 팬들은 마지막까지 노란색 응원봉을 흔들며 노래 부르고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제러드는 KIA 팬들의 응원에 어떤 느낌을 받았느냐는 말에 “어썸(awsome·엄청나다)”이라고 했다. 제러드는 “경기 끝나고 생각을 했는데 너무 굉장하고 신기하다. 미국에 계신 부모님께 이 나라의 야구 열정을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불과 두 경기 만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KBO 9개 구단에 비상 경계령이 떨어질 만한 활약이다. 제러드는 “나 역시 상대방을 똑같이 분석할 것”이라며 “오늘 보여준 퍼포먼스를 계속 보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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