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정양환]청년 정치인들이 대중에게 사랑 받는 법
유럽 정치계는 풀뿌리 청년 조직이 잘 갖춰져 젊은 정치인의 등장이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각광받는 20, 30대 정치인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누군가의 후광보단 자기 힘으로 기반을 다진 자수성가 스타일이 많다. 이민자 출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바르델라 대표는 빈민가에서 생계 곤란을 겪으며 꿈을 키웠다.
다카시마 시장도 유럽 청년 정치인들과 닮은 점이 많다. 유복한 집안의 ‘엄친아’이지만 계파 정치가 단단한 일본에서 별 뒷배 없이 무소속 신화를 일궈냈다. 그간 일본 청년 정치인들은 거물 아버지의 후광을 입거나 지역구를 물려받은 경우가 다수였다.
소셜미디어 활용도 적극적이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다카시마 시장은 “도쿄대와 하버드대 중 어디가 입학이 어렵냐”란 장난 섞인 질문에도 성실하게 자기 경험을 들려줘 화제를 모았다. 구글 입사시험 문제를 풀어보는 영상은 조회 수가 100만 회를 넘었다.
이들의 공통점엔 놓치지 말아야 할 대목이 있다. 그들의 ‘접촉’은 온라인에 그치지 않았단 점이다. 곧 물러날 아탈 총리는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누구와도 대화하는 소통 능력”(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이 강점으로 꼽혔다. 그의 유세장은 1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연령대가 폭넓기로 유명하다. 다카시마 시장은 중고교 교칙 개정안 추진 때 이해당사자들과 수시로 직접 대화했다. 뻔한 공청회가 아니라 학생과 교사를 따로 만나 속내를 들었다고 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젊은층의 의사가 반영되기 힘든 일본의 상명하복 문화(top-down culture)를 현장에서 발로 뛰어 이겨냈다”고 호평했다.
생물학적 나이가 다는 아니다. 이른바 ‘젊꼰’(젊은 꼰대)도 많고, 중장년층의 경륜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50대 이상만 가득해 기성세대에게 치우친 정치가 미래세대를 얼마나 이해하고 헤아릴까. 최근 개원한 한국의 22대 국회는 20대 의원이 한 명도 없다. 30대도 겨우 4.7%다.
정양환 국제부 차장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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