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흥민존' 터지자 6만 관중폭발 '손흥민 환상 멀티골→찰칵', 굳어버린 조현우 반응 못 하고 '얼음'
'흥민존' 터지자 6만 관중폭발 '손흥민 멀티골→찰칵', 굳어버린 조현우 반응 못 하고 '얼음'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박대성 기자]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의 발끝이 매서웠다. 점점 '기어'를 올리며 속도를 붙이던 손흥민이 국가대표 동료 골키퍼 조현우를 상대로 '흥민존'에서 득점했다. 상암에 모인 6만 관중은 손흥민 득점에 크게 환호하며 프리시즌 친선전을 즐겼다.
토트넘은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에서 팀K리그에 4-3으로 이겼다. 유럽에서 하츠와 퀸즈파크레인저스(QPR)전부터 승전고를 울렸던 이들은 아시아투어 첫 번째 경기인 비셀고베전에 이어 팀K리그까지 잡아내며 프리시즌 공식전 4연승을 내달렸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왼쪽 윙어로 뛰었고, 데얀 클루셉스키가 최전방 원톱에 섰다. 반대쪽 윙어로는 브레넌 존슨이었다. 미드필더는 루카스 베르발, 아치 그레이, 파페 사르였고 수비는 제이미 돈리,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 페드로 포로였다. 골키퍼 장갑은 2024-25시즌부터 등 번호 1번을 달게 된 비카리오였다.
손흥민은 하츠와 퀸즈파크레인저스전에서 톱 자리에 뛰었다. 하지만 비셀고베와 친선전에서는 주 포지션인 왼쪽 윙어에서 활약했다. 비셀고베전에서 비셀 고베 수비 2~3명이 빠르게 둘러싸 의미 있는 공격은 없었지만 투지 있는 플레이였다. 그러던 중 전반 16분 페드로 포로가 하프스페이스 침투 이후 볼 트래핑으로 비셀 고베 수비를 벗겨내더니 정확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데얀 클루셉스키 패스를 받아 박스 안에 스루패스를 찔렀지만, 이전 상황에서 오프사이드로 공격이 이어지지 않았다.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뛰며 비셀고베를 공략했다.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뒤 비셀 고베 수비와 1대1을 걸어 '손흥민 존'에서 날카로운 슈팅을 했다. 후반전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프리시즌 공식전 첫 번째 골을 뽑아냈는데 오른쪽 측면에서 뽑아나온 볼을 손흥민이 동물적으로 파고 들어갔고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뒤흔들었다. 경기 후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돼 한 번 더 존재감을 보였다.
28일 일본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온 손흥민은 30일 공식적인 일정에 들어갔다. 경기 하루 전(30일) 오픈 트레이닝에서 팬들 환호성을 받으면서 훈련했는데 이날 팀K리그전 포지션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볼을 돌리며 몸을 푼 손흥민은 동료들과 공격 움직임을 호흡했다. 왼쪽 측면에서 돌파 후 크로스, 전방 하프스페이스로 침투하는 동료에게 스루패스, '손흥민 존'에서 슈팅을 하는 모습까지 다양한 움직임을 연출했다.
오픈 트레이닝에서 왼쪽 날개로 뛰었던 만큼 본 경기에서도 윙어로 뛸 가능성이 높았는데 예상이 맞았다. 손흥민은 팀K리그전에서 왼쪽으로 넓게 벌려 토트넘 공격에 폭을 넓혔다. 제이미 돈리 등이 오버래핑으로 하프 스페이스에 침투하면 한 번에 돌리는 패스로 팀K리그 공간을 활용했다. 전반 10분 박스 안에서 원투패스로 볼을 건드렸지만 트래핑이 좋지 않아 슈팅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1분 뒤엔 홀로 볼을 잡고 질주하며 팀K리그 수비 3명을 끌었고 반대편에 사르에게 패스했지만, 사르의 슈팅이 정확하지 않아 득점하지 못했다. 팀K리그 수문장 조현우의 동물적인 세이브에 슈팅이 연속으로 막히기도 했다.
손흥민은 쿨링 브레이크 시간에 유망주 루카스 베리발에게 무언가 호통을 쳤다. 전반 29분 토트넘 선제골이 있었는데 손흥민이 기점 역할을 했다. 손흥민이 측면에서 볼을 잡은 뒤 조현우를 보고 슈팅했는데 막혔지만, 클루셉스키가 타이밍에 맞춰 쇄도해 골망을 뒤흔들었다.
전반 34분엔 홀로 팀K리그 박스 안에서 오른쪽으로 질주했고 슈팅했는데 이번에도 조현우 골키퍼에 막혔다. 하지만 전반 38분 '손흥민 존'에서 팀K리그 선수 두 명을 끌어 당긴 뒤 구석으로 감아 찼다. 조현우 골키퍼가 움직일 수 없는 궤적으로 향한 볼이 골망에 꽂혔고 6만 관중 앞에서 '찰칵 세리머니'를 했다.
전반 추가 시간 손흥민이 멀티골을 완성했다. 데얀 클루셉스키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팀K리그 중앙 수비수 박승욱을 바디 페인팅으로 벗겨낸 후 조현우와 1대1 장면을 만들었다. 풀백 최준이 손흥민을 막으려고 커버에 들어왔지만 한 템포 빠른 슈팅으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후반전에도 똑같은 왼쪽 윙어로 출전했다. 팀K리그는 토트넘으로 이적한 양민혁을 포함해 대부분 선수를 교체했다. 세징야, 일류첸코 등이 출전해 토트넘 골망을 조준했다.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뛰면서 크로스 기회가 오면 크로스를 시도했다.
꽤 리드를 잡았던 토트넘이지만 후반에 흐름이 바뀌었다. 완델손, 오베르단 등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투입되자 팀K리그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었고 일류첸코의 멀티골로 1골 차이까지 좁혀졌다.
토트넘은 후반 15분까지 60분 동안 활약한 뒤 벤치에 들어왔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인 6만 관중들은 손흥민 교체 소식에 아쉬운 반응이었지만 곧 손흥민에게 기립 박수를 보내면서 환호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60분 이후에 로테이션 자원들을 대거 투입해 경기력을 점검했다. 팀K리그는 동점골을 위해 높이 올라온 토트넘 배후 공간을 호시탐탐 타격했다. 하지만 곧바로 반격하며 분위기를 올렸고 윌 랭크셔가 추가골을 기록하며 팀K리그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양 팀은 서로 골망을 겨냥하며 득점에 총력을 다했다. 벤치에 돌아간 손흥민도 동료들의 활약을 끝까지 지켜봤다. 전광판에 얼굴이 비치자 손 인사를 하면서 6만 관중에 팬 서비스를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팀K리그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경기가 또 한 골 차이로 좁혀졌다. 오베르단이 토트넘 골망을 뒤흔들면서 막판 추격에 불씨를 지폈다. 토트넘 입장에선 프리시즌이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 토트넘이 간헐적인 역습으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팀K리그도 골대를 맞히는 등 매섭게 토트넘을 몰아쳤다.
후반 추가 시간도 5분이라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었다. 제임스 매디슨 등이 쐐기골에 집중했지만 좀처럼 골망이 흔들리지 않았다. 팀K리그에서는 정재희가 위협적인 슈팅으로 토트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벤치에서 동료들 활약을 지켜본 손흥민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에야 토트넘 팀 승리와 프리시즌 공식전 두 경기 연속골을 만끽하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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