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상암] 의욕 앞섰나, 부담감 느꼈나…‘당찬 다짐’ 양민혁, 2% 아쉬웠던 활약상

[골닷컴, 상암] 강동훈 기자 = ‘고교생 골잡이’ 양민혁(강원)이 토트넘(잉글랜드)과 맞대결을 앞두고 “제 장점을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며 당찬 다짐을 전했지만, 그라운드 안에서 자신의 특색을 별로 보여주지 못하는 등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2% 아쉬움을 남겼다.

양민혁은 3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하프타임에 교체되기 전까지 45분을 소화했다. 이날 왼쪽 측면에 위치한 그는 윤도영(대전), 이승우(전북), 주민규(울산) 등과 함께 공격을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토트넘행이 확정된 후 사흘 만에 토트넘과 맞붙게 된 양민혁은 “개인적으로 특별한 경기”라며 “아무래도 이번 경기에서 저를 집중해서 보실 것 같다. 그래서 제 장점을 최대한 많이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며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양민혁은 하지만 2% 아쉬운 모습이었다. 평상시 보여주던 저돌적인 움직임이나 날카로운 슈팅이 거의 없었다. 물론 팀 K리그(K리그 올스타) 선수들과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없었던 것을 고려하더라도, 볼을 잡았을 때 확실한 임팩트를 남기진 못했다.

특히 전반 23분 페널티 박스 왼쪽 측면으로 파고든 양민혁은 수비를 앞에 두고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힘이 많이 실리면서 공은 골문 위로 크게 벗어났다. 자신에게 쏠린 스포트라이트에 부담감을 느끼면서 동시에 의욕이 앞섰던 걸로 풀이된다.

2006년생으로 현재 강릉제일고에 재학 중인 양민혁은 지난해 12월 29일 준프로 계약을 체결하며 강원에 합류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촉망받는 유망주였지만, 정작 시즌이 시작된 이후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한’ 활약을 펼치며 K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실제 올 시즌 양민혁은 25경기에 모두 출전해 공격포인트 12개(8골·4도움)를 기록했다. 단순히 공격포인트 양산뿐 아니라, 공격 상황에서 빠른 스피드와 번뜩이는 움직임, 현란한 드리블 돌파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2006년생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의 퍼포먼스를 뽐내고 있다.

이 같은 빼어난 활약을 선보이자 강원은 양민혁의 활약을 인정해 지난달 정식 프로 계약을 체결했다. 준프로 자격으로 입단한 지 불과 6개월 만이며, 지난 2018년 준프로 계약 도입 이래 처음으로 계약 도중 프로 계약을 체결한 선수가 됐다.

한국 축구의 차기 슈퍼스타로 급부상하자 양민혁은 유럽 복수 구단의 관심을 받았고, 결국 지난 28일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양민혁은 올해는 강원에서 뛰다가 내년 1월 영국으로 건너가 토트넘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편 팀 K리그는 이날 토트넘과 난타전을 펼친 끝에 3-4로 패했다. 이와 함께 2년 전 맞대결 당시 3-6 패배를 설욕하는 데 실패했다. 팀 K리그는 금일 곧바로 소집 해제함에 따라 선수들을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사진 = 토트넘,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