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맞춤형' 예배로 주목받는 하늘샘교회
PC방교회로 이미 소문…성경책 대신 컴퓨터, 만화책
전웅제담임목사 매일 청소년과 놀면서 예배와 연결
교회가 주는 '이색적 즐거움'으로 스스로 예배 참여
청소년들 유행과 문화에 맞춰 색다른 예배 진행
청소년예배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메디컬 워십, AI예배 등 다양한 콘텐츠 개발
'흠뻑축제' 3년간 열려…수중탐색 게임 등 인기
[편집자 주]
각 지역교회의 선한 사역을 소개하는 우리동네, 우리교회.
133번째 순서로, 교회를 PC방으로 만든데 이어 주일예배를 비기독교인 자녀들의 눈높이에 맞춰 자유로움을 넘어 창의적으로 진행하는가 하면 이색적인 전도축제로 청소년 사역에 집중하고 있는 경기도 의정부 '하늘샘교회'를 만나본다.
교회를 PC방으로 만들어 화제가 된 경기도 의정부 하늘샘교회.
교회엔 성경책과 찬송가 대신 아이들이 좋아하는 컴퓨터와 게임기, 만화책들이 꽂혀있다.
예배장소라기보다는 그야말로 청소년들의 놀이터.
그러다보니 전웅제담임목사는 매일 지역의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다.
[전웅제목사/하늘샘교회 담임]
"저희 교회에 오는 청소년들이 보통은 비신자 가정에서 오는 아이들이 많다 보니까 동네에서도 다들 오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 아이들이 교회를 매일같이 즐겁게 올 수 있을까? 그러려면 교회를 매일같이 개방을 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 교회에 있어야겠다 그렇게 해서 교회를 열게 됐고요, 교회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컴퓨터라든지 게임기라든지 또 레고, 만화책 이런 것들을 좀 갖다 놓기 시작하면서 아이들하고 이제 매일같이 만나게 되었고 그러면서 아이들하고 관계가 깊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날마다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예배에 참여 하게 된 청소년들.
이들이 예배까지 드리게 된 것은 교회가 주는 이색적인 즐거움.
[현민우/솔뫼초 6학년]
"편한 환경에서 마음대로 게임을 할 수 있고 라면 같은 거는 사야 되는데 마음대로 먹을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이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교회 갈 때도 여러 가지 놀이나 그런 거 많이 하니까 심심하지 않고 재미있어요."
청소년들에게 이색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에는 하늘샘교회의 카페 지킴이 김현숙전도사의 영향도 크다.
[김현숙전도사/하늘샘교회]
"학교에서 집이 조금 먼 아이들도 있잖아요. 그래서 학원가기 전에 잠깐 들러서 친구들하고 쉬었다 가고, 또 이렇게 더울 때는 와서 물마시고 또 화장실도 가고 또 물도 받아가고 친구들하고 놀고 그래서 쉼터 같은 곳이죠. 아이들이 늘 오다 가다가 들르고 휴대폰 충전도 해가고, 또 배가 고프면 라면도 저렴하게 사 먹고 그렇게 쉬다가 가는 그런 공간인 거죠.그리고 요새는 부모들이 허락해야만 친구들을 집에 데리고 갈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곳 하늘샘교회 카페에서는 삼삼오오 와서 학교에서 못했던 이야기라든가 놀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함께 할 수 있으니까 와서 보드 게임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래서 여기를 많이 찾아와요."
청소년들의 흥미는 날로 더해가고 있다.
[전웅제목사/하늘샘교회 담임]
"모태 신앙 아이들이 아니다 보니까 교회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거예요. 예배 시간에 왜 앉아 있는지 주기도문이나 사도 신경을 왜 하는 건지, 그리고 목사님 혼자서 왜 이렇게 말을 많이 하는 건지 아이들이 그런 거에 전혀 어떤 인식이 없는 거죠. 그러면 그 상태로 매주 예배를 드리면 그 교회를 안 다니는 부모 가정에서 오는 아이들이 예배를 자기 발로 올까요?"
믿지 않는 가정의 자녀들을 교회로 오게 하기 위해 예배시간이 즐겁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전웅제목사.
전목사는 청소년들의 유행과 문화에 맞춰 아주 색다른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전웅제목사/하늘샘교회 담임]
"예배 형식에 변화를 주면 어떨까? 찬양하고 기도 설교 광고 분반공부 이렇게 하는 틀에 박힌 걸 좀 다 뿌셔서 예를 들면 우리가 뭐 얼마 전에 이제 저희 교회에서 세웠던 게 메디컬 워십이라는 건데 이게 뭐냐면 아이들의 어떤 심리 상담이나 멘탈적인 부분을 건드려주는 거예요. 성경이 다 그런 이야기니까, 근데 그런 거를 할 때 그냥 잠언 말씀 지혜의 말씀, 시편 말씀 이렇게 알려주고 설교를 하는 것보다 실제로 아이들이 심리상담소 가서 정신 검진을 받는 느낌으로 해보면 어떨까? 그럼 우리가 의사 가운을 다 입자, 의사 가운을 입고 청진기를 다 하고 목사 명찰을 병원장 명찰로 바꾸고 교회를 병원으로 이렇게 만들었어요. 아이들이 오자마자 번호표 뽑고 앉아 있으면 대기번호가 뜨면 사역자들이 앉아 있는 곳으로 가는 거예요. 그러면 저랑 사역자들이 네 군데에서 아이들을 상담을 해 줍니다. 예배 시간에 그렇게 아이들에게 5분씩, 5분씩 다 상담해 주고 다 끝나고 나서 이제 아이들하고 같이 어땠는지 좀 물어보고 왜 우리가 이런 식의 예배를 드렸는지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우울이나 중독이나 어떤 그런 것들에 대한 설교 말씀을 짧게 한 5분에서 10분 사이로 마무리를 하고 같이 기도하고 끝냈거든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이와 같은 예배는 흥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고민을 털어 놓는 소중한 시간이다.
[박하은/부용중 2학년]
"의사가운을 입은 목사님한테 상담을 받았을 때 뭔가 울컥했던 감정들도 많았고 내가 뭐 때문에 힘들었는지를 다른 사람한테 털어 놓지 못했었는데 목사님한테 털어놓을 수 있어서 더 좋았습니다. 특히, 12년 동안 저를 봐 오셨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저에 대해 잘 아시고 거의 가족처럼 대해주셔서 상담하는 시간이 아주 편하고 정말 좋았어요."
AI예배, 방 탈출 예배 등 청소년들의 욕구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예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엔 청소년들을 즐거움에 흠뻑 빠지게 하는 '흠뻑축제'가 3년째 열렸다.
물총놀이, 수중탐색, 컵 쓰러뜨리기 등 다양한 게임들이 진행됐다.
수중탐색 게임.
물속에 가라앉은 레고를 가지고 제시된 숫자나 모양을 만들어내는 게임이다.
난이도가 높은 게임이지만 줄을 서 기다린다.
게임을 해서 쿠폰을 얻으면 맛있는 간식들을 먹을 수 있기 때문.
청소년들이 말 그대로 모든 것 다 잊고 재미있는 놀이와 먹는 즐거움에 흠뻑 빠졌다.
[최성훈/솔뫼초 6학년]
"여러 가지 놀이를 하니까 당연히 재밌을 수밖에 없고 이렇게 작은 교회이지만 전도를 열심히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고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버 미남재형씨도 축제에 초대됐다.
[미남재형/유튜버]
"저는 사실 청소년 아이들이 너무 좋고 이제 다음세대를 위해서 조금이나마 제가 헌신하고자 이렇게 다니고 있는데 일단은 하늘샘교회의 예배를 드려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자유롭고 정말 파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함께 해보고 좋은 영향 많이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교회들이 이렇게 다음세대를 위해 정말 열심히 하고 계신 것이 너무 바람직한 전도라고 생각해요. 저도 작은 교회도 가봤고 큰 교회도 가봤지만 큰 의미가 없어요. 사실 작은 교회인데 정말 그 아이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그리고 양보다는 질적으로 자라고 있는 곳이 있다면 그게 최고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꼭 주변 교회들이 전부 다 그렇게 질적인 면에서 최고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흠뻑축제'의 진행을 맡은 진은호전도사는 "교회가 재미있는 곳에서 복음을 전해야 한다"며
"청소년들이 복음을 재미있게 받을 수 있는 교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말한다.
[전은호전도사/하늘샘교회]
"우선적으로 교회 안에서도 모든 문화가 가능하다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어요. 그래서 교회가 단순히 착각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잖아요. 아이들이 재미없다, 딱딱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으로도 재미있는 곳에서도 복음이 또 전해질 수 있다라고 생각해요, 이 흠뻑축제가 4년, 5년 계속 가서 10년, 20년, 30년 계속하면 좋겠지만 더 나아가서는 흠뻑 축제가 사라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오히려 저는 오래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런 축제를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복음을 재밌게 받을 수 있는 교회가 많아지고 하늘샘교회가 또 그 중심에서 계속해서 아이들에게 유쾌하게 복음을 전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색적인 예배 등 여러 가지 모습으로 청소년사역에 집중하고 있는 하늘샘교회.
하늘샘교회는 청소년들이 교회를 통해 꿈을 키우고 건강한 신앙 안에서 성장 할 수 있도록 예배 콘텐츠를 다른 교회들과 공유해 나갈 계획이다.
[전웅제목사/하늘샘교회 담임]
"앞으로 저희 하늘샘교회에서 열심히 시도했던 다양한 예배 콘텐츠들을 잘 준비해서 또 여러 교회 학교에 어려움을 겪는 교회들에게 이런 예배 콘텐츠들을 잘 공유해 드려서 우리가 함께 다음 세대를 살리고, 또 교회 학교 예배를 발전시키는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또 기도하고 있습니다."
[영상기자 / 정선택·최내호, 영상편집 /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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