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아내까지 수소문”…59년 만에 ‘형제 상봉’
[KBS 광주] [앵커]
여수에서 59년 전 헤어진 형제가 극적으로 상봉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경찰이 장기 미제로 남아 있던 실종사건을 재수사를 통해 형제의 인연을 다시 맺어주게 된 건데요.
담당 경찰관들의 집념이 빛났습니다.
보도에 손준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환갑의 나이를 훌쩍 넘긴 김영수씨.
요즘 틈만 나면 전화기를 꺼내 영상 통화를 합니다.
59년 만에 다시 만난 동생에 대한 그리움 때문입니다.
["나하고 상봉된 소감은 어떤가?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가 없어.)"]
서로의 생사조차 모르고 살아온 긴 세월의 아쉬움보단, 동생과 함께 할 시간의 기대감이 큽니다.
["거기서 일 보고 내려올 때 연락해. (네 알겠습니다.)"]
59년 전 여수에서 가족과 헤어져 보육원으로 보내진 뒤 섬 마을로 입양된 김영수 씨.
어린 시절 노예처럼 지내기도 했지만, 선원으로 일을 시작해 대기업 상선의 선장 자리까지 오르며,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가슴 깊이 남아 있던 헤어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 탓에 2년 전 경찰서 문을 두드렸지만, 이마저도 별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김영수/실종 수사 대상자 : "(유전자 감식으로) 그냥 바로 찾을 수도 있다. '자네'만 해도 오래 걸리지만 찾을 수도 있고 그것을 하라고 해서..."]
묻혀있던 김 씨의 사건은 장기 미제 사건을 재검토하던 경찰관의 눈썰미로 빛을 보게 됐습니다.
김 씨가 기억하는 가족의 이름을 토대로 고향인 순천에서 대상자 25명을 특정해 김 씨 친형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사망한 친형과 27년 전에 이혼한 전처까지 연락하는 등 끈질긴 수사로 김 씨의 친동생을 찾게 된 겁니다.
[남기천/경위/여수경찰서 : "먼저 사셨던 배우자분이 더 많이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분 연락처를 수소문해서 확인해봤고, 또 그분이 기억을 하고 계셨어요."]
전남경찰청에 등록된 장기 미제 실종 사건은 82건.
경찰은 부모뿐 아니라 형제·자매도 등록된 유전자와 대조가 가능한 만큼 실종자를 찾는 가족들이 가까운 경찰서를 찾아 유전자를 등록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손준수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손준수 기자 (handso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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