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도 못할 ‘위메프 포인트’로 환불이라니…분통 터지는 소비자
티몬·위메프의 수천억원대 정산금 미지급 사태와 관련해 위메프가 지난 30일부터 환불을 시작했으나 일부 소비자들에게 현금이 아닌 ‘위메프 포인트’로 환불처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들은 “이미 휴지 조각이 된 위메프 포인트로 환불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냐”며 항의했다. 소비자 불만이 제기되자 위메프는 “오적립”이라며 적립을 취소했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환불 완료’로 표시돼 있다”며 환불 대상에서 빠질까봐 걱정한다.
이지혜씨(44)는 지난 30일 오전 9시57분 위메프로부터 ‘환불처리가 완료됐다’는 메시지를 받은 뒤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지난 8일 위메프 사이트에서 72만7090원짜리 텔레비전을 신용카드로 결제했는데 현금이 아닌 위메프 포인트로 환불받았기 때문이다.
이씨는 미정산 사태가 터진 뒤 급히 카드결제를 취소하려 했으나 취소가 안 된다는 뉴스가 나오자 지난 25일 환불을 신청하면서 환불 수단으로 ‘계좌 입금’을 선택했다. 2021년 ‘머지포인트 사태’ 때도 피해를 봤다는 이씨는 “머지포인트 18만원어치도 현재 쓸 곳이 없어서 그대로 남아 있다”며 “위메프 자체도 이미 망가진 상태인데 이렇게 포인트로 주면서 환불처리 완료됐다고 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메프에서 가족들이 입을 의류 등 202만원어치를 산 서모씨(37)도 “환불을 신청한 전액이 위메프 포인트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신용카드로 대금을 결제한 서씨 역시 지난 27일 신용카드 결제 취소가 막히자 계좌 입금 환불을 신청했다고 한다. 그는 “고객센터에 계좌 입력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까지 했지만 돌아온 것은 포인트 환불이었다”고 말했다. 불만이 쇄도하자 위메프는 오적립이라고 해명하며 포인트를 다시 회수하고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입력한 계좌 정보가 틀리는 등 업무시간 기준 사흘간 계좌 확인이 안 되면 자동으로 위메프 포인트로 환불되도록 시스템이 설정돼 있었다”며 “해당 피해자들에게 한 명씩 직접 알려 신용카드 승인 취소나 환불 등이 조치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위메프 피해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서는 혼란스러움을 호소하는 글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환불에 사용된 위메프 포인트는 회수됐지만, ‘취소 완료’ ‘환불 완료’ 등의 표시가 계속 뜨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한 피해자는 “도대체 위메프는 뭘 하는 건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오동욱 기자 5d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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