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노동부를 극우 유튜버에 넘기겠다는 처사”…여당서도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자로 지명하자 야당은 “인사 참사”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여당은 “대통령의 인선은 존중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지만 일부 의원들은 정부와 노동계 간 갈등 중재 역할을 맡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진숙에 이어 김문수냐”며 “올드보이를 넘어 좀비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아스팔트 극우’로 태극기부대에 합류하고 유튜브에서 반노동 발언을 일삼으며 색깔론과 노조 혐오를 부추겨온 사람이 어떻게 노동자 권익을 지키겠는가”라며 “반노동 인사를 장관으로 영전시키는 건 고용노동부를 반고용노동부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사청문회조차 낭비”라며 “노동계의 탕아 김문수 위원장은 노동계를 영원히 떠나시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한 부처 전체를 통째로 극우 유튜버 손에 넘기겠다는 처사”라며 “불법파업에 손해배상 폭탄이 특효약” “쌍용차 노조는 자살 특공대” “노조는 머리부터 세탁해야 한다” “민노총이 김정은 기쁨조 맞죠” 등 김 내정자의 과거 문제 발언들을 열거했다. 위원들은 “노동자와 국민을 악으로 규정하는 인사에게 그 어떤 공정한 원칙도, 합리적 중재도 기대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은 김 내정자 지명을 즉시 철회하고, 김 내정자도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도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전직 대통령에 대해 ‘김일성 사상을 존경하는 분’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한, 삐뚤어진 세계관을 가진 자를 노동부 장관을 시키겠다고 한다”며 “윤 대통령 주변에는 멀쩡한 사람이 그렇게 없나.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 아니냐”고 했다. 김 내정자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두고 김일성주의자라고 주장한 데 대한 비판이다.
이혜숙 개혁신당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김 내정자가) 경사노위 취지에 맞게 노동계와 대화를 하기는커녕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아바타가 돼 임기 중에 있는 경사노위 전문위원 14명 전원을 해고했다”며 “노동계의 전설이 권력의 하녀로 전락한 것”이라고 했다. 홍성규 진보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이런 자를 노동부 장관으로 앉힌다는 것은 2150만 노동자들에 대한 ‘빅엿 시전’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당은 공식 논평을 내지 않고 말을 아꼈다. 여당 내부에선 “대통령의 인선을 존중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반응이 많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여러 평가가 있겠지만 김 위원장이 노동부 장관으로서 업무 수행에 문제가 없는지 검증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 재단하고 평가하기엔 이르다”고 했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와 노동계 간 갈등을 중재하기에는 좀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며 “그래서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이보라·이유진·문광호·유설희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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