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센강 입수…“몸에 이상 없길”
기준 충족에도 선수 “찝찝”
31일 오후 3시 프랑스 파리의 알렉상드르 3세 다리 아래 설치된 단상 위에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여성부 선수 50여명이 일제히 센강으로 다이빙했다. ‘말 많고 탈 많던’ 센강에서의 올림픽 경기가 시작된 순간이었다. 프랑스는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철인3종 수영 부문과 오픈워터 스위밍의 경기 장소를 센강으로 정해 큰 우려를 낳았다. 센강은 산업화 여파로 수질이 악화돼 1923년부터 100년 넘게 입수가 금지된 곳이다.
‘센강 수영’에 진심인 프랑스는 그간 2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대대적인 수질 정화 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대회 직전까지 기준치를 초과하는 세균이 검출됐고, 선수들은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 채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센강 수질은 2024 파리 올림픽이 개막한 후로도 오락가락했다. 센강의 수질은 비에 영향을 받는데,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 26일과 27일 파리에 폭우가 내리자 28일과 29일로 예정됐던 철인3종 수영 훈련을 취소했다.
이날 경기도 오전 3시30분 진행한 수질 검사를 통과해 가까스로 열렸다. 선수들은 센강에서 1500m 수영을 마친 뒤 특별한 이상 없이 사이클과 달리기 레이스를 펼쳤다. 나중에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은 있다. 2006년 세계트라이애슬론연맹이 정한 경기 적합 기준은 대장균 100㎖당 1000개, 장구균 100㎖당 400개 미만인데, 이 수치를 초과한 물에서 수영하면 위장염이나 결막염, 외이염, 피부 질환 등이 생길 수 있다.
선수들이 센강에서 수영하는 모습을 지켜본 한 여성 관객은 “센강에서 수영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믿고 싶고, 선수들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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