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사둔 울 누나 얼굴에 웃음꽃이”...슈퍼엔저 브레이크, 금리 또 올렸다
물가상승·실질임금 하락 영향
슈퍼엔저 종료 무게 실리지만
엔화가치 상승 지속 여부는
미·일 금리정책에 좌우될 듯
31일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 정책금리를 현재 0~0.1%에서 0.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상으로 일본 단기금리는 2008년 12월 (0.3%) 이후 15년 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연초만 해도 달러당 140엔대 수준이던 엔화값은 7월 초 160엔대 초반까지 하란하는 등 슈퍼엔저 현상이 이어졌다. 특히 엔저는 수입 물가를 자극해 전반적인 물가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일본은 에너지와 관련해서는 100% 수입국인데, 특히 이 부분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엔저를 촉발시키는 배경으로는 일본과 미국의 금리차이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가 거론된다. 이는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미국에 투자하는 것으로 외환시장에서는 ‘엔 매도-달러 매수’의 거래를 하게 된다. 이번 금리 인상 전까지만 해도 양국 정책금리는 일본 연 0~0.1%, 미국 연 5.25~5.50%로 큰 차이를 보였다. 외환시장에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 규모를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7조5000억엔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행 기준금리 인상으로 슈퍼엔저가 마감되고 엔화값이 추세적 상승세를 보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특히 일본과 미국의 향후 금리변화가 엔화값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우에다 총재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일본의 정책 금리가 최근 0.5%를 넘은 적이 없다는 지적에 “경제·물가의 흐름이 일본은행 전망에 따라 움직이면 계속 금리를 올릴 생각”이라며 “0.5%의 벽에 대해서는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방향성도 중요하다.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되지 않더라도 인하의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엔화값은 추세적인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이번 금리인상은 가계소비 회복에 부정적이라는 시작이 높지만, 엔저가 해소될 경우 오히려 물가에 부담을 줄여 긍정적 효과를 낳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히려 국내총생산(GDP)의 200%를 넘는 국가부채의 이자가 더 걱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국가부채는 지난 3월말 기준으로 1297조엔에 달한다.
이날 일본은행은 지난달 회의에서 논의한 장기 국채 매입액 감축 규모도 밝혔다. 기존 월간 6조엔에서 2026년 1분기에 절반 수준인 3조엔으로 줄이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2013년 대규모 양적완화를 시작해 올해 3월 말 시점에 국채 발행 잔액의 53%를 보유하는 등 사실상 장기금리도 통제해왔다. 이번에 매입액 감축 계획을 밝힘으로써 장기금리에도 점진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가 강세를 보였음에도 원화 강세폭이 커지면서 100엔당 원화값은 900원 초반에 머물렀다. 이날 100엔당 엔화값은 장 초반엔 907.88엔을 찍었지만 오후 들어 900~901원대로 되돌아갔다. 오후 3시30분 현재는 900.88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달러당 원화값은 전장 대비 8.8원 오른 1376.5원에 거래를 마쳤다. 6월12일(1376.20원) 이후 49일만에 최고 수준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1~2주동안 일본이 금리 정책을 바꿀 것이란 관측이 시장에 확산되면서 추락하던 엔화가 극적인 반전(강세)을 이뤄냈다”며 “엔화 강세가 며칠째 선반영되면서 BOJ 회의 당일엔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일부 되돌림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추가 금리 인상이 빠르게 이뤄지기 어렵다”며 “한국이 하반기 금리를 내리면 원화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920~930원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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