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도 뜨겁다, 총알 장전한 권총처럼…영화 '리볼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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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회 칸국제영화제 초청작인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2015)은 비정한 세상의 밑바닥에서 한없이 짓밟히면서도 결코 생명력을 잃지 않는 인간성에 대한 믿음 같은 것을 담고 있다.
이를 탁월하게 표현해낸 것은 대체 불가능한 배우 전도연의 연기였다.
'리볼버'에서는 전도연의 연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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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제68회 칸국제영화제 초청작인 오승욱 감독의 '무뢰한'(2015)은 비정한 세상의 밑바닥에서 한없이 짓밟히면서도 결코 생명력을 잃지 않는 인간성에 대한 믿음 같은 것을 담고 있다.
이를 탁월하게 표현해낸 것은 대체 불가능한 배우 전도연의 연기였다.
오 감독은 신작 '리볼버'에서 다시 한번 비정한 세상 한복판에 전도연을 세운다.
유흥업소의 불법 행위를 묵인한 경찰 조직의 비리를 혼자 뒤집어쓰고 감옥에서 2년을 보낸 전직 형사 수영(전도연 분)이 출소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수영이 모든 것을 상실케 할 감옥행을 받아들인 것은 그만한 보상을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년 전 보상을 약속했던 사람들은 온데간데없고, 수영은 이들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일부터 해야 할 판이다.
겨우겨우 찾아간 이들은 약속을 지키라는 요구를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기억도 가물가물한 약속을 가지고 찾아온 수영은 이들에게 비웃음거리일 뿐이다.
분노에 찬 수영은 자기 몫을 찾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목숨을 건 행동에 나선다.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수영이 부와 권력을 손에 쥔 사람들을 향해 혈혈단신으로 돌진하는 모습은 비현실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리볼버'에서는 전도연의 연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크린을 채우는 전도연의 얼음장처럼 차가운 표정에 불같이 뜨거운 분노가 서려 있다. 이를 두고 오 감독은 "전도연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수영과 그를 배신한 투자회사 실세 앤디(지창욱)의 대립 구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윤선(임지연)이 끼어들면서 이야기는 다채로워진다.
윤선은 무겁고 어두운 색조로 흐를 수 있는 이야기에 미스터리와 유머를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 비정한 세상에 길든 존재이면서도 인간성을 잃어버리지 않은 윤선을 그려낸 임지연의 연기도 돋보인다.
'리볼버'는 클라이맥스로 가면서 액션의 비중이 커지지만, 주로 인물의 대화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렇다 보니 수영이 자기를 배신한 사람들의 핵심으로 다가가는 과정에서 긴장감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도 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열띤 연기가 이를 상쇄한다.
이정재의 우정 출연도 볼거리다. 주연은 아니지만, 꽤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난 배우 이선균의 아내 전혜진도 앤디의 누나 역으로 특별 출연했다.
오 감독은 31일 '리볼버' 시사회에서 "수영이 결국 얻은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닐까"라며 "(모든 사람에게 무시당해) 투명 인간과 다름없던 사람이 피와 살, 그리고 뼈를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하이재킹'을 시작으로 '핸섬가이즈', '탈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등에서 보듯 남성 주연배우 중심의 한국 영화가 대세인 올여름 극장가에서 '리볼버'는 여성 주연 중심이라는 점에서도 눈에 띈다.
8월 7일 개봉. 114분. 15세 관람가.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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