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체조의 별’ 바일스…가장 높은 곳에 오를 ‘준비 완료’
2일부터 본격 ‘5관왕 도전’ 레이스
지난 29일 2024 파리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이 열린 프랑스 파리 베르시 아레나의 관중석에서는 세계적인 스타가 여럿 포착됐다. 배우 톰 크루즈와 제시카 채스테인을 비롯해 팝스타 레이디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 등이 등장했다. 이들 ‘우주 대스타’의 눈은 오로지 한 사람, 시몬 바일스(27·미국)를 향해 있었다.
2013년 흑인 최초로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바일스는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단체전, 개인종합, 도마, 마루까지 4관왕에 올랐다. 역대 최고의 체조 선수라는 찬사 속에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전 종목 석권이 유력했으나 대회 중 돌연 기권했다. 체조 선수들이 겪는, 몸을 뒤틀거나 뒤집는 동작을 할 때 공중에서 몸이 어디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트위스티즈라는 현상도 그때 바일스를 통해 대중에 알려졌다.
엄청난 기대와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전 세계의 무게를 짊어진 것 같다”고 고백했던 바일스는 쉬면서 몸과 마음을 회복했고 지난해 복귀했다. 세계선수권대회 4관왕에 오르며 각종 ‘올해의 선수’를 전부 독식하고 2024년 파리에 왔다.
5관왕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 속에 바일스는 지난 28일 열린 여자 단체전 예선으로 파리 올림픽을 시작했다. 단체전 예선 기록을 바탕으로 하면 큰 적수는 없어 보인다. 도마에서는 15.300점으로 전체 선수 중 유일하게 15점을, 마루에서는 14.600점으로 역시 유일하게 14점을 넘겼다. 평균대만 작은 차이로 2위였고, 개인종합은 59.566점으로 2위 레베카 안드라데(브라질·57.700점)에 1.866점 차로 앞서 1위로 결선에 갔다.
바일스가 기권한 도쿄 올림픽에서 단체전 은메달로 밀렸던 미국은 돌아온 바일스의 대활약으로 31일 결선에서 우승해 8년 만에 금메달을 탈환했다.파리 올림픽에서 바일스가 목에 건 첫 번째 금메달이다.
이제 2일 바일스의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여자 체조 개인종합 결선에 이어 3일 도마, 5일 평균대와 마루운동까지 5관왕에 도전한다. 바일스는 1997년생으로 여자 체조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여전히 ‘연기가 아닌 곡예’를 보여준다는 찬사를 받으며 파리에서 오히려 체조인생의 최정점을 찍을 준비를 마쳤다.
파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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