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샛별 이준환 “4년 후 LA선 금”
이준환(22·용인대)은 31일 파리 올림픽 유도 81㎏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랭킹 1위 마티아스 카스(벨기에)를 상대로 연장 접전 끝에 절반승을 거둔 뒤 매트에 한쪽 무릎을 꿇고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그는 울고 있었다.
아쉬움이 가득 담긴 눈물이었다. 경기 후 이준환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며 “금메달을 목표로 평생 이날만을 준비해왔다. 열심히 훈련해온 시간이 떠올라 울컥했다”고 눈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준환은 2022년 6월 첫 시니어 국제대회인 국제유도연맹(IJF) 트빌리시 그랜드슬램에서 우승하며 한국 유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은메달을 땄다. 국제 유도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지 불과 2년, 이준환은 개인 첫 번째 올림픽에서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준환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는 “금메달을 목표로 항상 살아와서 그런지 기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4년을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준환은 결승전 진출까지 단 한 걸음 남겨두고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4강에서 ‘숙적’ 타토 그리갈라쉬빌리(조지아)와 정규시간(4분)의 두 배인 8분7초간 싸운 끝에 연장에서 안오금띄기로 절반패를 했다.
이준환은 “세계선수권에서 두 번 만났는데, 두 번 다 졌던 상대라서 연구를 많이 했는데도 부족했던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그는 “자책하고 고민한다고 시간을 되돌릴 순 없다. 졌을 때도 멘털이 무너지지 않도록 평상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왔다”며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했다”고 동메달 결정전에 임한 각오를 전했다.
이준환이 파리에서 얻은 건 동메달뿐만이 아니다. 그는 “첫 올림픽을 통해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LA 대회 때는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제 막 개인 첫 번째 올림픽을 마친 2002년생 이준환은 벌써 4년 뒤를 바라본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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