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지난 표어 떼기 [최대환의 열쇠 말]
최대환 앵커>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혹시 이런 표어 들어보셨습니까?
아이를 많이 낳으면 큰 일이 난다는 협박에 가까운 이 문구, 실은 산아제한이 국가적 과제였던 1964년에 실제로 전국 방방곡곡에 붙었던 공식 표어였습니다.
<그런데 만일, 아이를 너무 낳지 않아서 지역 소멸의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는 요즘에 이런 표어가 버젓이 사용된다면 어떨까요?>
이렇게 변화된 시대와 전혀 맞지 않는 철 지난 표어와 같은 제도들이 남아 있으니,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올해 3월을 기준으로 전국에 미활용 폐교가 360여개 있는데, 이 중 66%가 인구감소지역에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자체들은 폐교와 빈집을 새롭게 단장해서 인구 유입의 도구로 활용하고 싶은데, 중앙정부의 소유라 마음대로 손을 못대다 보니 흉물스런 애물단지가 되고 마는 겁니다.
인구 성장기에 만들어진 이런 규정들이 정책의 발목을 잡는 걸 막기 위해, 정부가 규제특례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인구감소지역의 폐교들을 기존의 대여 방식이 아닌, 지자체에 모두 무상으로 넘겨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소규모 빈집을 철거할 때 건축물 해제 절차가 간소화되고,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시설을 지을 땐 용적률과 건폐율 규제도 완화됩니다.
<정부는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례 26건을 지체없이 시행해, 지역소멸을 막는 지자체들의 노력에 즉각적인 도움을 준다는 계획인데요.>
아직도 곳곳에 남아 새로운 정책의 발목을 잡는 '나 때는 말이야' 식의 숨은 규제들.
정부의 정리 작업이 실효를 거두길 기대해봅니다.
정책의 자물쇠를 여는 열쇠 말, '철 지난 표어 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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