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AI 붐 타고 2분기 ‘깜짝 실적’
글로벌 기업 서버 수요 힘입어
증권사 전망치 크게 웃돌아
“3분기엔 5세대 제품 양산”
인공지능(AI) 투자 붐으로 고성능 메모리 제품의 수요가 늘면서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이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최신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는 3분기 양산을 시작해 엔비디아에 공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매출 74조700억원, 영업이익 10조44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매출은 지난해 2분기(14조7300억원)의 약 2배인 28조5600억원을 기록했다. DS 부문 영업이익은 6조450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4조3600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2022년 3분기(5조1200억원) 이후 약 2년 만에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이다.
반도체 부문의 이익은 4조5000억~5조원대로 예측된 증권사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이다. 글로벌 테크기업들이 경쟁적으로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면서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D램 제품과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이 잘 팔린 결과다. 서버용 DDR5는 출하량과 판매단가 모두 상승하면서 매출이 전 분기 대비 80% 성장했다.
HBM 매출도 1분기 대비 50% 이상 상승했다. D램을 쌓아 만든 HBM은 AI 데이터센터의 필수재로 꼽힌다. 범용 D램보다 판매단가도 5배 이상 비싼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서버용 제품의 수요 강세에 힘입어 시장 회복세가 지속되는 동시에, 기업용 자체 서버 시장의 수요도 증가하며 지난 분기에 이어 DDR5와 고용량 SSD 제품의 수요가 지속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제 관건은 가장 최신 버전인 5세대 ‘HBM3E’가 언제쯤 양산되느냐다. 삼성전자는 미국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HBM3E 납품을 앞두고 테스트 절차를 밟고 있다. 엔비디아는 최신 AI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과 ‘B100’에 HBM3E를 탑재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은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8~9월쯤 엔비디아가 삼성전자 HBM3E 납품 최종 승인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은 5나노미터 이하 공정 수주가 늘며 전년 대비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고객 수가 약 2배로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2나노 양산을 위한 준비도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매출 27조3800억원, 영업이익 2조2300억원으로 1분기(33조5300억원, 3조5100억원) 대비 감소했다.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5400만대로 전년 동기(6000만대) 대비 600만대 줄었다.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ASP)도 279달러로 전년 동기(325달러) 대비 하락했다. 연초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의 신작 효과가 줄어든 결과로 해석된다. 스마트폰 사업은 지난 10일 출시된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 Z폴드6·플립6’와 지능형 웨어러블 제품 ‘갤럭시 링’ 등의 판매 성적이 반영되면서 올 하반기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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