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는 느는데 수익은 미지수…고개 드는 ‘AI 거품론’
클라우드 사업 매출 기대 못 미쳐
인프라 비용 회수 놓고 우려 증폭
거대 기술기업들이 엄청난 돈을 인공지능(AI)에 쏟아붓는 데 비해 수익성은 불분명하다는 ‘AI 거품론’이 고개를 든 가운데 이들 기업의 실적과 투자 전망이 우려를 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2분기(회계연도 4분기) 매출 647억달러(약 89조원), 순이익 220억달러(약 30조원)를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5%, 순이익은 10% 늘었다.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결과였다.
실적은 장 마감 후 발표됐고, MS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6% 넘게 떨어졌다. AI 운영의 핵심 부분인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 사업 매출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직전 분기 성장률이 31%였고, 분석가들은 30~3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29%에 그쳤다. 이 중 8%포인트가 AI 서비스에서 나왔다.
거대한 AI 모델을 운용하기 위해선 그에 걸맞은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직접 물리적 서버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기존 방식은 초기비용이 많이 들고 유지보수가 어렵다.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 있는 자원을 끌어다 쓰는 클라우드 수요가 높아진 이유다.
특히 MS는 AI 챗봇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에 130억달러를 투자하며 AI 분야에서 영향력을 넓혔다. 오픈AI는 MS의 클라우드상에서 AI를 훈련하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MS와 아마존, 구글 등 클라우드 기업들은 앞다퉈 AI 서비스를 뒷받침하기 위한 시설인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인프라 구축에 엄청난 돈을 들이고 있지만 이것이 얼마나 많은 수익을 안겨줄지는 안갯속이다.
MS 주가가 실적 발표 후 하락한 배경에도 이 같은 우려가 자리 잡고 있다.
앞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준수한 실적을 발표하고도 예상보다 늘어난 AI 투자 비용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하락한 바 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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