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지곡 계곡물 활용, 진정한 동천 살리기 첫걸음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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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가 그제 오염이 심한 동천 정화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부터 동천 상류인 부전천으로 하루 7000~1만3000t의 성지곡 계곡수를 흘려 보낸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2013년 낙동강 또는 남부하수처리장에서 하루 6만~10만 t을 끌어다 부전천 유지용수로 사용하는 '동천 생태계 복원 중장기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다.
성지곡 계곡수 투입은 동천 살리기의 첫걸음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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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연계한 장기 청사진 필요
부산시가 그제 오염이 심한 동천 정화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 상반기부터 동천 상류인 부전천으로 하루 7000~1만3000t의 성지곡 계곡수를 흘려 보낸다는 것이다. 부전천에 오수·우수 분리벽을 설치하고 동천에 바닷물을 공급하는 해수도수관을 보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향적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부산시는 2013년 낙동강 또는 남부하수처리장에서 하루 6만~10만 t을 끌어다 부전천 유지용수로 사용하는 ‘동천 생태계 복원 중장기계획’을 발표한 적이 있다. 10년 전보다 정책 목표가 후퇴한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성지곡 계곡수 투입이 의미 없는 건 아니지만 조금 더 큰 청사진이 아쉽다.
동천은 부산진구에서 발원해 동·남구를 거쳐 북항과 연결되는 길이 8.77㎞ 하천이다. 5개 지류인 부전천·당감천·호계천·가야천·전포천까지 포함하면 유역 인구가 50만 명을 넘는다. ‘똥천’으로 불리는 동천 복원이 부산시정의 핵심 과제인 이유다. 현재 동천은 생활하수는 물론 바다에서 밀려든 퇴적물이 부패해 악취를 발산한다.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보통에서 매우 나쁨 수준이다. 여름이면 오염된 4급수에서 서식하는 깔따구가 동천을 뒤덮어 민원이 빗발치기도 했다. 동천 수질 개선 대책은 상·하류를 나눠 세워야 한다. 서면 광무교 아래는 해수 공급이 가능하지만 중·상류는 유지용수가 부족하다. 성지곡 계곡수 투입은 궁여지책인데 하루 1만t 내외로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부산시의 하천 관리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동천 1차 해수도수시설이 망가져 가동을 중단한 게 2020년 12월이다. 호계천 오수연결관 역시 진작 파손됐는데 이제서야 보수한다고 한다. 기가 찰 노릇이다. 동천 정책 역시 최근 10년간 쳇바퀴를 돌았다. 부산연구원이 부전천을 덮고 있는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롯데백화점 부산점~광무교 850m를 ‘부산판 청계천’으로 만들자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게 2015년이다. 동천 수질을 2급수로 개선하고 수변 공간은 문화예술공연장으로 활용하자는 연구 용역도 실행되지 못했다. 예산난과 민원에 부딪힌 탓이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지방 하천 친수화 사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자 어렵게 재개됐던 부전천 복원사업이 중단됐다. 이래선 행정을 신뢰하기 어렵다. 동천 재생이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할 수 있다.
동천은 부산의 미래를 관통한다. 금융공기업이 밀집한 국제금융센터를 지나 미군 55보급창 옆을 흐른다. 최근 금융특화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공간이다. 부전천은 부산시민공원·송상현 광장과 맞닿아 있다. 이런 곳에 냄새 나고 탁한 오염수가 흐른대서야 말이 되겠는가. 동천이 살아야 부산이 산다. 성지곡 계곡수 투입은 동천 살리기의 첫걸음에 불과하다. 이제라도 도시재생과 연계한 마스터플랜을 정교하게 다듬고 예산을 확보해 동천 살리기를 본격적으로 실행할 때다. 박형준 부산시장 1호 공약인 ‘15분 도시’에 가장 어울리는 곳이 동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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