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폭염이래 밭일 그만하세요"…온열질환 막는 '자녀경보'
이런 찜통더위 속에서는 논밭 일하는 어르신들, 특히 위험합니다. 게다가 어르신은 재난문자가 와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기상청이 폭염 특보 때마다 자녀들의 안부 전화가 가게끔 연락망을 만들었습니다.
황예린 기자입니다.
[기자]
기온이 35도까지 오른 한낮, 주민들이 밭에 모여 고추를 땁니다.
이때 전화 한 통이 걸려 옵니다.
[김순자/경남 창녕 회룡마을 이장 : {엄마, 어디예요?} 어, 딸. 고추 밭에 고추 딴다. 안 돼요. 기상청에서 연락 왔어요. 더워졌다고. 빨리 들어가요.} 조금만 따고 갈게. {안 돼요, 안 돼요. 빨리 들어가요.} 응 그래, 딸, 들어갈게.]
'자녀 경보' 알람이 울린 겁니다.
어르신은 일손을 놓고 곧바로 쉼터로 향합니다.
부산기상청은 일정 지자체에 폭염 특보가 뜨면 이곳에 사는 어르신의 자녀나 보호자에게 바깥 작업을 자제해야 한다고 알리는 자녀 경보 알림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김순자/경남 창녕 회룡마을 이장 : 옛날에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막 일만 열심히 했죠, 땀이 흘러도 그냥 참고 (그런데) 전화 오면 깜짝 놀란다 아닙니까. 그럼 막 들어가라고 이제 딸이 전화하면은,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느냐고. 그래, 엄마 쓰러진다고 빨리 들어가라 한다니까요.]
딱딱한 재난 문자보다 자녀의 한마디가 효과가 더 큰 겁니다.
대상은 우선 더위가 극심한 경남 창녕과 밀양의 70대 이상 어르신들입니다.
최근 10년 동안 경남에서 폭염 일수가 가장 많았던 곳들입니다.
[김연매/부산지방기상청 예보과 기상사무관 : (자녀 경보 알림을) 시행한 이후로 저희 정보를 받으신 어른들 중에서는 한 분도 온열 질환이 발생한 사례가 없었다고 합니다.]
온열질환자 가운데 65세 이상인 경우는 10명 중 3명입니다.
사고 발생 장소는 절반 가까이가 야외 작업장과 논밭입니다.
결국 사람을 살리는 건 안부 전화 한 통입니다.
[화면제공 부산지방기상청]
[영상디자인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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