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미터 도검 살해 벌인 30대, 범행 전 두차례 신고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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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같은 아파트 주민에게 105㎝ 길이 도검을 수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ㄱ씨가 과거 행인에게 욕설하는 등 이유로 두차례 경찰에 신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ㄱ씨의 이상행동을 감지해 응급입원 등 조처를 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인데, 경찰은 응급입원까지 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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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같은 아파트 주민에게 105㎝ 길이 도검을 수차례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ㄱ씨가 과거 행인에게 욕설하는 등 이유로 두차례 경찰에 신고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ㄱ씨의 이상행동을 감지해 응급입원 등 조처를 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인데, 경찰은 응급입원까지 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관련법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면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큰 사람’인 경우 의사와 경찰관 동의로 입원을 의뢰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31일 서울경찰청과 서울 서부경찰서 설명을 들어보면, ㄱ(37)씨는 경찰에 ‘장식용 도검 소지 승인’을 받은 지난 1월 이후, 2월부터 7월까지 총 7건의 경찰신고에 연루됐다.
ㄱ씨는 지난 2월 서울 종로구의 한 대사관 앞에서 경찰 불심검문에 2차례 적발됐다. 불심검문은 경찰이 거동이 수상한 사람에 대해 행동을 멈추게 하고 조사를 하는 등의 조치다.
ㄱ씨는 지난 6월 헬스장에서, 7월 카페에서 각각 행인에게 욕설하는 등 시비를 걸었다는 이유로 신고도 당했다. ㄱ씨는 7월 한달간 스스로 경찰에 3차례 신고를 하기도 했는데, ‘남녀가 음란행위를 하고 있다’, ‘아이들이 막대기를 들고 다니는데 위험해 보인다’ 등이 ㄱ씨의 신고내용이었다.
경찰은 6~7월 ㄱ씨가 두차례 신고당했을 때 경찰이 나서서 응급입원에 나설 정도의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정신건강복지법은 ‘정신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건강 또는 안전이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큰 사람을 발견한 사람은 상황이 매우 급박해 규정에 따른 입원 등을 시킬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의사와 경찰관의 동의를 받아 정신의료기관에 그 사람에 대한 응급입원을 의뢰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인권침해 소지가 큰 제도이기 때문에 발동 요건이 까다롭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 내용이 폭행 등과는 연관이 없었다”며 당시 상황이 응급입원 요건에 해당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서울 일선 경찰서의 한 경찰관은 “주취폭력 등 물리적인 폭력 행위를 반복적으로 저지를 경우 수사할 수는 있었겠지만, 단순히 이상행동을 몇 차례 했다고 해서 경찰이 응급입원을 시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살인 혐의로 ㄱ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날 긴급체포한 ㄱ씨가 마약 간이시약 검사를 거부함에 따라 압수수색영장도 함께 신청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되는 대로 ㄱ씨의 모발과 소변 등을 확보해 마약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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