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약이->합법 병역 브로커 변신? 신유빈, 이젠 탁구여제 도전->가볍게 16강 진출 [파리올림픽]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4. 7. 3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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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파리올림픽 ◆

신유빈은 3살 때부터 라켓을 처음 잡았고 TV 프로그램을 통해 ‘탁구 신동’으로 알려졌다. 3년 전 도쿄올림픽 당시엔 17세의 나이로 최연소 대회에 출전하면서 만화 캐릭터를 닮은 귀여운 외모로 ‘삐약이’로 불렸다.

하지만 신유빈은 이젠 그 삐약이가 아니다. 2024 파리 올림픽 혼합 복식에서 첫 메달을 목에 걸면서 ‘합법적 병역 브로커’란 별명도 얻었다. 내친김에 개인전 첫 올림픽 메달로 ‘탁구여제’에 도전한다. 한국 여자 탁구의 희망으로 떠오른 신유빈(20·대한항공)의 이야기다.

신유빈(세계랭킹 8위)이 2024 파리올림픽 여자 탁구 단식 16강에 진출해 개인 첫 단식 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신유빈은 31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게오르기나 포타(71위·헝가리)에게 4-1(9-11 11-9 11-4 11-1 11-9)로 간단하게 승리를 거뒀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진=연합뉴스 제공
세계랭킹에서부터 이미 차이가 나는 상대. 1세트를 내줬지만 신유빈은 이후 4개 세트를 내리 잡아내며 간단하게 몸을 풀 듯이 상대를 제압했다. 경기 초반인 1세트에서 잇따른 범실로 다소 아쉽게 포타에게 1게임 승리를 허용했다.

하지만 2세트 승리를 시작으로 3세트는 11-4로 압도적인 흐름 속에 잡아냈다. 심지어 4세트는 상대에게 단 1점만 허용하면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으로 승리했다. 5세트를 11-9로 잡은 신유빈은 큰 어려움 없이 16강에 올라 사상 첫 8강에 도전한다.

신유빈의 올림픽 여자 단식 16강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대표팀 막내 ‘삐약이’로 불렸던 2020 도쿄올림픽에선 32강전에서 두호이켐(47위·홍콩)에게 패배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올림픽 첫 출전이었던 3년 전 당시 불과 만 17세의 나이였던 신유빈은 당시 개인 32강전, 여자 단체전 8강에서 물러나면서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인 이번 파리 올림픽은 다르다. 앞서 신유빈은 남자 대표팀의 임종훈(27)과 함께 조를 이뤄 30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파리아레나4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홍콩의 두호이켐-웡춘팅 조에 게임 스코어 4-0(11-5, 11-7, 11-7, 14-12)으로 완승을 거두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홍콩을 압도한 신유빈과 임종훈. 사진=연합뉴스
탁구 혼합복식에서 소중한 동메달을 따낸 신유빈(오른쪽)과 임종훈. 사진=연합뉴스
한국 탁구가 올림픽 메달을 딴 건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동메달 이후 무려 12년 만의 일이었다. 혼합복식은 2021년 도쿄 올림픽 때 신설된 종목으로 한국은 2번째 대회만에 메달리스트를 배출했다.

특히 신유빈과 함께 동메달을 목에 건 임종훈은 내달 19일 입대를 앞두고 극적으로 병역 면제 혜택을 받게 됐다. 임종훈의 입장에선 입대를 불과 20일을 앞두고 세계랭킹 4위로 3위인 자신들을 바짝 뒤쫓고 라이벌을 상대로 완승을 거둬 병역 혜택을 얻게 된 것이다. 임종훈은 실제 경기 종료 후에 경례를 하는 듯한 세리머니를 보여주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이를 두고 ‘전역 신고 세리머니’라며 신유빈을 ‘합법적 병역 브로커’라고 표현했다. 동메달 획득까지 굳은 역할을 모두 해내며 메달 획득을 이끈 신유빈에 활약을 재치있게 기린 셈이다.

그리고 이제 신유빈은 합법적 병역 브로커를 넘어 개인전 메달을 통해 ‘탁구 여제’의 부활을 알릴 채비를 마쳤다. 과거 세계 최강을 넘봤던 한국 탁구는 최근 중국의 압도적인 지배 체제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17세로 대회 최연소로 출전했던 2021 도쿄올림픽 당시 신유빈. 사진=천정환 기자
하지만 도쿄올림픽을 통해 첫 메이저 대회를 경험하며 성장한 신유빈이 지난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차기 탁구여제의 대관식을 알리며 중국의 독주체제를 막은 바 있다. 당시 대회서 신유빈은 전지희와 함께 여자 복식조로 짝을 이뤄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중국의 전관왕을 막았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탁구 종목에 걸린 금메달이 총 7개였는데, 중국은 여자 복식을 제외한 6개의 메달을 휩쓸었다.

한국선수로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남자복식 이철승-유승민, 여자복식 석은미-이은실 이후 무려 21년 만에 탄생한 아시안게임 금메달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더욱 많은 경험을 쌓게 된 신유빈은 앞서 혼합복식 동메달을 통해 증명했듯이 한국 여자 탁구의 희망이자 에이스로 떠올랐다.

신유빈은 한국 시간으로 내달 1일 오전 3시 8강 진출을 두고 미국의 릴리 장(29위)을 상대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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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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