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권순일이 쓴 '대장동 송전탑 조언' 의견서…"김만배와 엮여 후회"

【 앵커멘트 】 검찰이 중점적으로 보는 건 권순일 전 대법관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입니다.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화천대유의 송전탑 문제 법률자문을 해줬다는 의혹인데요. 지난 3월 압수수색 영장에도 이 혐의가 적시됐는데, 권 전 대법관이 변호사 등록 심사를 받으며 당시 상황을 직접 쓴 문건을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박은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대장동 사업은 당초 2020년 말 준공이 예정됐었지만 7번이나 연기됩니다.

성남시가 송전선을 땅에 묻으라고 명령했지만, 화천대유가 출자한 성남의뜰이 불가능하다며 행정소송을 벌였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는 송전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권순일 전 대법관을 영입했다고 밝힌 반면 권 전 대법관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었습니다.

MBN은 권 전 대법관이 송전탑 문제에 관여한 정황을 진술한 내용이 담긴 문건을 확보했습니다.

지난 2022년 변호사 등록심사를 위해 제출한 의견서에서 권 전 대법관은 이 대표가 송전선 문제를 거론하며 행정소송 계획을 보고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어 "그런 일은 대형 로펌에 맡기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고도 밝혔습니다.

다만 "근로계약을 체결해 고문으로 근무한 것이지 법률사무 등 위임이나 위촉을 받은 사실이 없다", "회사 경영과 관련한 조언을 한 것 뿐"이라며 변호사법 위반 혐의는 부인했습니다.

이른바 50억 클럽 논란에 대한 심경도 의견서에 밝혔습니다.

"대법원 판결을 고문직과 연결하는 보도를 보며 참담함을 느꼈다"며 "사회봉사로 생각해 회사 일을 맡게 된 것일 뿐인데 평생 쌓아올린 명예가 실추됐다"고 후회했습니다.

MBN뉴스 박은채입니다. [ icecream@mbn.co.kr ]

영상편집: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