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나체 블루맨’과 개막식 공연한 DJ, 악플러에 법적대응 [파리올림픽]

이재은 2024. 7. 3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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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개막 공연 당시 가수 겸 배우 필리프 카트린느의 뒤에서 공연에 함께한 여성 DJ 측이 악성 댓글 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AP통신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검찰이 DJ 겸 LGBTQ+ 아이콘인 바바라 부치에 대한 온라인 학대 사건을 조사하도록 경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부치의 변호인은 AP통신에 개막식에서 논란이 된 장면으로 부치가 온라인에서 엄청난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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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 조롱 분석도
감독 “그리스 신들 잔치 상징” 해명에도 논란
조직위 “공동체 ‘톨레랑스’ 정신 기념 위한 것”
부치 “개막식 참여 너무나 영광, 침묵 안 할 것”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2024 파리 올림픽 개막 공연 당시 가수 겸 배우 필리프 카트린느의 뒤에서 공연에 함께한 여성 DJ 측이 악성 댓글 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 26일(현지시간)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 공연 중 한 장면이었던 ‘축제’(Festivity)에서 가수 겸 배우 필리프 카트린느와 부치, 드래그퀸 등이 함께하는 모습. (사진=프랑스2 방송)
AP통신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검찰이 DJ 겸 LGBTQ+ 아이콘인 바바라 부치에 대한 온라인 학대 사건을 조사하도록 경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부치의 변호인은 AP통신에 개막식에서 논란이 된 장면으로 부치가 온라인에서 엄청난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부치가 온라인상 괴롭힘, 살해 위협, 모욕 등 당했다고 주장하며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고소장에는 특정 가해자의 이름이 포함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치를 “투지”라고 묘사하며 “부치는 지금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부치를 향한 증오의 메시지가 “거의 매분마다 전송되고 있다”며 해당 장면을 연출한 토마스 졸리 감독과 개막식 때 함께했던 드랙퀸들도 사이버 불링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파리 검찰청은 부치 측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증오 범죄를 담당하는 경찰 부서에 조사를 맡겼다. 경찰 조사는 부치에게 전송되거나 온라인 공간에 업로드된 “종교 또는 성적 지향에 바탕을 둔 차별적인 메시지”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부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개막식에 아티스트로 참여하고 제 비전을 공유할 수 있어 너무나 큰 영광이었다”면서도 “저는 또 다른, 특히 폭력적인 사이버불링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에게 전송되는 악플이 점점 극단적인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며 이 사안에 대해 침묵하지 않을 것이고 악플러들과 싸우겠다는 취지로 강경한 입장을 내보였다.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업로드된 변호인 입장문에는 개막 공연 이후 부치가 살해, 고문, 성폭행 위협을 받았으며 반유대주의자, 동성애 혐오자, 성차별주의자로부터 모욕의 표적이 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바바라 부치가 지난 26일 파리 올림픽 개막식 공연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및 악플에 대한 변호사 성명. (사진=바바라 부치 SNS)
앞서 부치는 26일 파리 올림픽 개막식 공연 중 하나인 ‘축제’(Festivity) 장면에서 디오니소스를 연기한 카트린느의 뒤에 서서 공연에 참여했다. 이들 곁에는 포세이돈, 아르테미스, 비너스 등 올림픽의 신과 여신을 대표하는 드래그퀸들도 함께 있었다.

졸리 감독은 해당 공연에 대해 올림포스산에서 그리스 신들의 잔치를 상징한 것이라고 했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조롱하는 것이라는 등 분석이 나오며 논란에 휩싸였다. 종교계를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도 비판 행렬에 가세한 바 있다.

다만 일부 예술 전문가들은 해당 장면은 17세기 그림 ‘신들의 축제’에서 영감을 받은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9일 “만약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당연히 유감스럽다”면서도 “공동체의 ‘톨레랑스’(관용) 정신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어떤 종교계든 무시하려는 의도는 결코 없었다. 이 의도가 잘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은 (jaee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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