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지분 가치 사실상 ‘깡통’… “구영배 사재 모두 처분해야” [티몬·위메프 사태]
소비자 신뢰 잃어 지분 매수자 없을 듯
具 대표 ‘800억 약속’ 사실상 어려워
기업회생·‘ARS 프로그램’도 불투명
“具 큐익스프레스 지분 내놔야” 목소리
1조원대 정산과 환불 지연 사태 피해자 보상을 위해 구영배 큐텐 대표가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했던 싱가포르 기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포함해 동원 가능한 사재를 모두 처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력으로 800억원을 마련하겠다는 구 대표 약속의 바탕인 큐텐 지분 가치가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 되어버려서다.
피해자 항의문 “제가 뭘 잘못한 건가요?”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위메프 사옥에 큐텐 구영배, 위메프 류화현, 티몬 류광진 대표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의 피해자 항의문이 붙어 있다. 최상수 기자 |
여기에 이커머스 사업은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이들 회사의 사업 역량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또 티메프 등 큐텐 계열 이커머스에서 이탈한 소비자들도 발 빠르게 쿠팡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권을 포함한 전체 지분이 매물로 나오더라도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구 대표가 키운 큐익스프레스의 경우 1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목표로 상장 준비를 해왔고, 최근 인수전에서 큐텐이 매수자에게 현금 대신 큐익스프레스 지분을 넘겨주는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큐익스프레스는 지난해 매출 810억원에 당기순손실 10억원으로 그룹 내 타 관계사들과 비교해 그나마 재무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구 대표를 둘러싼 책임론이 계속 불거지는 것도 큐익스프레스 지분 계속 보유의 명분을 약하게 하는 분위기다. 큐텐은 지난 4월11일 미국 이커머스 업체인 위시 인수 자금 명목으로 티몬에서 200억원을 빌렸는데, 이때 류광진 티몬 대표의 최종 승인도 없이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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