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은 엄마 강요로 억지 결혼…6주 만 남편에게 구타 사망

BBC 보도화면 캡처

모친의 강요에 의해 결혼한 신부가 결혼 6주 만에 남편에게 구타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모친은 사위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고 결혼을 강요한 것으로 나타나 법원에서 강제 결혼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호주 법원이 강제 결혼 혐의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지난 2019년 40대 후반인 어머니 사키나 무하마드 얀은 결혼 자금을 받고 21세 딸에게 26세의 모하마드 알리 할리마와 결혼하도록 강요했다. 딸은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며 저항했지만 어머니의 강요에 할 수 없이 할리마와 결혼했다.

결국 딸은 결혼 6주 후 남편에게 살해당했다. 남편은 부인이 집안일을 잘 하지 않는다며 상습적으로 폭행했고, 살해 당일 남편에게 구타당해 숨졌다. 남편은 현재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얀은 지난 2013년 탈레반의 박해를 피해 아이 5명을 데리고 아프가니스탄에서 호주로 이주했다. 호주로 이주한 이후 가난했지만 비교적 행복하게 살았으나 딸에게 결혼을 강요해 결국 딸이 숨지는 비극을 맞았다.

재판에서 얀은 자신이 딸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어머니로서의 권력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얀은 법원에서 자신의 혐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버티다가 결국 끌려나갔다.

호주는 2013년 강제 결혼 금지법을 도입해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징역 7년형에 처할 수 있다. 법원은 얀에게 징역 3년 형을 선고했다. 호주 법원이 이 법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