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티켓값 ‘먹튀’… 암표에 두번 우는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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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민모(18)양은 올해 3월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콘서트에 가기 위해 티케팅에 '참전'했다가 실패했다.
낙심한 민양의 눈에 띈 것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콘서트 표를 원가에 양도한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이었다.
1차적인 티켓 사기와 개인정보 탈취를 당한 뒤에도 '티케팅에 실패했으니 환불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중고거래 사이트 등의 계정을 빼앗기는 2차 피해 사례도 속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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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획사 티켓 인증 강화되자
구매자에 표 넘겨주는 ‘아옮’ 성행
아이디·비밀번호 등 모두 넘겨줘
사기범들 돈만 받고 잠적 잇따라
“예매 대행” 가짜 플랫폼 유도도
피해자만 총 5183명에 이르러
고등학생 민모(18)양은 올해 3월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콘서트에 가기 위해 티케팅에 ‘참전’했다가 실패했다. 낙심한 민양의 눈에 띈 것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콘서트 표를 원가에 양도한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이었다. 며칠 뒤 해당 이벤트에 당첨됐다는 연락을 받은 민양은 글쓴이에게 티켓 대금과 판매처 아이디, 비밀번호, 생년월일, 전화번호 등 자신의 개인정보를 넘겼다. 그러나 티켓 가격을 입금받은 글쓴이는 더 이상 연락이 닿지 않았다. 민양과 같은 수법으로 돈과 개인정보를 뜯긴 사람만 30여명에 달했다.
경쟁이 치열한 콘서트 티켓을 개인 간의 거래로 구하려다 티켓 값은 물론 개인정보까지 빼앗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공연기획사들이 암표 거래와 그에 따른 사기를 막기 위해 도입한 본인인증이 암표 거래를 방지하기는커녕 개인정보를 뜯어내는 사기에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탈취한 개인정보가 2차 중고거래 사기에도 쓰이면서 전체 범죄 피해액만 3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대학원생 성모(26)씨는 올해 5월 아이돌 NCT 위시의 콘서트 티켓을 구하려다가 15만원 사기 피해를 입었다. 성씨는 입금 후 예매대행 업자가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환불을 요구했지만, 판매자는 조작된 계좌 오류 화면을 보여주면서 “환불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고 시간을 끌었다. 판매자에게 환불 의지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땐 이미 자신의 중고거래 플랫폼 로그인 인증번호까지 전달한 뒤였다.
피해자 채팅방을 운영하는 A씨는 “한 SNS 계정이 수십 개의 명의와 계좌를 바꿔가며 쓰고 있고, 심지어 사기에 사용된 계좌들끼리 돈이 오고간 내역까지 나왔다”며 “여러 명이 개입된 사기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민양 사건은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성씨 사건은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이 외에도 관련성이 의심되는 사건들이 전남경찰청 등에서 수사되고 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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