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제 개발’ 거짓말로 주가조작…631억 챙긴 일당 구속기소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한 시민이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바이오 회사와 암 치료제를 개발할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려 600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한 전직 코스피 상장사 경영진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부장 공준혁)는 31일 신규 바이오 사업 관련 허위 사실을 유포해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전직 코스피 상장사 경영진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국내에 있던 2명은 지난달 8일 구속됐고, 해외로 도피했던 1명은 인터폴 적색수배를 통해 지난 6월23일 필리핀 공항에서 검거한 뒤 국내로 송환해 지난달 30일 구속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총책으로 지목된 ㄱ(57)씨는 해외 도피로 기소 중지 상태다.

이들은 지난 2018년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투자해 미국 바이오 회사와 암치료제 공동개발 사업을 할 것처럼 허위 공시 및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방법으로 주가를 인위적으로 올려 총 631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허위 공시 및 보도자료 배포 후 해당 회사의 주가는 종가 기준 3480원에서 2만7150원으로 7배 넘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 2016년 코스픽 상장사인 전기·조명업체 ㄴ사를 금융기관 차입으로 무자본 인수한 뒤 차입금 상환 등을 위해 범행을 공모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ㄴ사는 지난해 4월 및 올해 3월 외부 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을 이유로 현재 상장폐지가 심의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약 1년 5개월 동안 공시 및 언론기사 분석, 관계자 조사, 사무실‧주거지 등 압수수색, 계좌추적 등 끈질긴 수사로 다수 증거를 확보하여 이 사건 바이오 사업이 허구임을 밝혀내는 등 사안의 전모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편집자주: 공소장에 담긴 피고인의 혐의는 재판을 거쳐 무죄, 혹은 유죄로 최종 판단을 받게 됩니다. 최종 확정판결 전까지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됩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