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냐 유지냐? 로스쿨 '결원보충제'…"인접직역 편입학" 제안
로스쿨 VS 변호사단체 입장차 명확…해법 고심
김기원 변호사 "인접직역 편입학 허용" 제안도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결원보충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법조인접직역이 로스쿨로 편입할 수 있게 법을 개정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결원보충제는 신입생이 충원되지 못하거나 자퇴 등 재학생의 제적으로 결원이 생긴 경우 다음 학년도에 그 수만큼을 보충할 수 있는 제도다.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근거를 두고 2010년 로스쿨제도 도입 당시 제도 안착을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14년이 지난 현재까지 관례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변회 등은 결원보충제가 대학의 재정 충당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타당성과 위법성에 문제를 제기해왔다.
반면 로스쿨 측은 결원보충제를 아예 ‘법제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결원보충제를 폐지하고 편입학제도를 도입할 경우 ‘로스쿨 서열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방 로스쿨 재학생이 수도권 로스쿨로 편입학해 지역 소규모 로스쿨에 결원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이미 로스쿨 서열화는 진행 중”이라며 “지금도 재학생들이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로스쿨 재수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결원보충제가 로스쿨 서열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결원보충제 폐지 시, 대학의 재정이 축소될 우려에 대해서 최 교수는 “결원보충제가 아닌 등록금 동결 정책과 고등 교육의 재정 위기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결원보충제 폐지와 시행은 단편적인 부분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궁극적으로 로스쿨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법조계에 우수한 인재를 유입할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단 설명이다.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 이은성 대한변협 정책이사는 결원보충제가 ‘한시법’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미 도입 15년이 지난 시점에서 더 이상 유지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기원 서울변회 법제이사는 사문화된 로스쿨 ‘편입학 제도’ 운영을 대안으로 언급했다. 이 외 대안으로 김 법제이사는 로스쿨 재학생 이외에도 유사법조직역이 편입할 수 있는 법을 마련하는 안을 제안했다. 이 경우 대학의 재정 확보에도 어려움이 없고 기존 로스쿨생이 다른 대학으로 옮기지 않아 대학서열화 문제도 일정부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적정한 경험과 실무를 갖춘 법조인접직역의 편입학을 허용하는 것은 헌법적으로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로스쿨 재학생은 실질적으로 결원이 ‘반수(로스쿨 입학 후 법학적성시험을 다시 보는 것)’ 때문에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박민호 아주대학교 로스쿨 재학생은 편입학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상위권 학생만 가능하기 때문에, 반수로 인한 결원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결원보충제 폐지는 연간 배출되는 변호사 수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라며 “이는 결원보충제가 아니라 로스쿨 입학 정원 및 인가 제도를 손봐야한다”고 꼬집었다. 또 변호사제도를 3년이 아닌 4년으로 늘리고 연간 입학생 수를 줄이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토론에 나선 성주원 이데일리 기자는 “결원보충제 폐지 시 우려되는 재정난 해법으로 로스쿨 내 프랜차이즈 전문가 양성과정, 부동산 법 전문가 양성 과정 등 수익형 교육과정 도입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결원보충제 폐지 시 지역간 법률서비스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 “지역 로스쿨 재학생에 대한 국가 재정 지원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부는 지난 5월 로스쿨 결원보충제 연장을 위한 입법예고를 했으나 법무부가 ‘반대’ 의견을 제시하며 제동이 걸린 상태다.
최오현 (ohy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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