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Drive]중동 문 열어줄 키…사우디 '비반'이 뭐길래
규모 크진 않지만…사우디 정부기관과 교류하기 좋아
기관 통해 육성 프로그램 선정·투자 유치 노려볼만해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오일머니 따오기 언제쯤 실현될까?’
자본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의문점이 해소될 길이 열릴 전망이다. 지난 5월 UAE 대통령 국빈방문에 이어 정부가 이번에는 사우디와 광폭 교류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스타트업과 투자사 사이에서는 현지 진출과 자금 조달 가능성이 커졌다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를 통해 사우디표 스타트업 행사인 ‘비반(BIBAN)’에 지난해에 이어 우리 유망 스타트업이 참석하게 돼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현지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비반은 중동의 CES라 불리는 다른 대규모 행사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현지 진출 활로가 돼줄 창구”라며 입을 모아 평가하고 있어 업계 시선이 쏠린다.
앞서 중기부는 사우디와 중소벤처 분야 교류를 늘린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양국은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인 우리나라 컴업, 사우디 비반의 상호 참여를 독려했다.
비반은 중동 최대 스타트업 행사라는 타이틀로 국내에 알려졌다. 사우디 중소기업청 몬샤아트가 주관하며 2017년부터 개최돼 지난해부터 국제 행사로 확대됐다.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진출에 관심 있는 기업이나 투자자에 현지 시장 정보와 교류의 장을 제공한다.
올해 행사는 오는 11월 개최 예정으로 중기부는 7월 중순까지 이곳에 참여할 국내 스타트업을 모집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우리나라에서 초기부터 후기 단계에 이르는 스타트업 10곳이 비반에 참석했다.
그러나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비반이 중동 최대 규모 행사는 아니라는 의견을 전했다. 쉽게 말해 △사우디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 포럼 △UAE 두바이 정보통신 전시회(GITEX) △사우디 최대 기술 전시회 리프(LEAP)와 같은 유명 행사와 달리 규모가 다소 작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비반이 대규모 행사에 비할 바는 아니어도 중동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에 투자 유치나 진출 기회를 열어줄 관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반은 사우디나 중동 기관출자자(LP)의 참여율은 낮지만 저조하지만, 글로벌 운용사(GP)나 사우디 중소·공기업, 정부기관 참가자가 많은 행사다. 중동에서 자금 조달을 원하는 기업에 안성맞춤 환경이 펼쳐지는 셈이다.
일례로 사우디에서는 최근 정부 주도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을 양성하거나, 국영기업 산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통해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때 정부기관이 나서서 자국 GP들을 소개하거나 이어주면 외국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투자를 유치하고 활동하기 수월하다.
사우디 현지 시장 진출을 앞두고 분위기를 탐색하기에 좋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에 이어 비반에 2년 연속 참석한다는 숙박·레저 시설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테크 스타트업 H2O호스피탈리티의 이웅희 대표는 “사우디 현지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 중 사우디에 진출하려는 기업이 다수 참가하는 행사라 이야기를 나누면서 현지 시장 파악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H2O호스피탈리티는 올해 사우디 관광부 초청으로 비반에 참석한다.
중동 현지에서 활동하는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중동에 진출하기로 마음먹은 기업에 컨퍼런스나 세미나, 스타트업 행사 참여를 추천하고 있다”며 “각종 행사를 통해 꼭 투자사가 아니더라도 정부나 기업 관계자들과 관계를 터 실증실험(PoC)을 진행하거나 프로젝트 수주를 맡을 기회가 생길 수 있는데, 현지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박소영 (so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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