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데까지 간 치트키 사망 바이럴…무지성이 낳은 촌극[스경연예연구소]
사망설에 휩싸인 래퍼 치트키가 앨범 홍보를 목적으로 SNS 바이럴을 통한 대국민 사기극을 벌여 뭇매를 맞고 있다.
치트키는 31일 라이브 방송에서 “저 (자작극으로) 어그로만 끄는 거 아니라 앨범 내면서 부활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제가 너무 똑똑해버린 나머지 가족까지 다 속였다”라며 자신의 기행을 영웅담처럼 떳떳하게 늘어놨다. 그러면서 “기자들이 사실 확인 안 하고 내 집 찾아온 거다. 세상이 이상한 거고 내가 아닌 기자들이 이상한 거고 너희들이 멍청한 거다”라고 말하며 대중과 언론을 기만했다.
앞서 지난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래퍼 치트키의 사망설이 제기됐다. 치트키의 친구라고 밝힌 A씨는 “팔로워 1400명 달성 공약을 지키기 위해 옥상 가장자리에서 떨어지는 흉내를 내려다 미끄러져서 아래로 떨어졌다”며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치트키의 여자친구라는 B씨 역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그의 죽음을 추모하는 글을 남겨 래퍼 치트키의 죽음은 기정사실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치트키의 죽음은 사실이 아니었다. 치트키는 다음날 SNS 계정에 “반갑노ㅋ”라는 멘트와 함께 영상을 올렸다.
치트키의 이런 행동에 대해 사회의 공적 자산인 언론을 뒤흔드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래퍼 치트키는 언론이 보도할 수밖에 없도록 상황을 조작하고 진실을 은폐한 뒤 마치 언론이 가짜뉴스 유포를 한 꼴로 만들었다”라며 “이는 결국 언론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일갈했다.
더욱이 SNS를 보고 자라는 청소년들이 모방 행위를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실제로 틱톡에서 유행하는 여러 챌린지는 높은 수위 때문에 논란이 됐다. 대표적으로 ‘기절 챌린지’는 스스로 목을 매달거나 고의로 질식해 뇌에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로 만들어 기절하는 챌린지로서 수많은 사망자를 낳았다.
래퍼 치트키의 SNS 바이럴은 이 같은 챌린지 형태는 아니지만, 팔로워 수가 2617명인데도 불구하고 그의 사망 소동 영상은 42만 조회수를 육박한다. 해당 영상은 누리꾼들의 비판은 받았을지언정 ‘치트키’라는 사람의 이름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앨범 홍보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 하 평론가는 “래퍼 치트키의 사례가 전례가 되면, 다른 사람 역시 그의 행동을 본받아 따라할 수도 있다”라면서 “이러한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봤다.
한편 2003년생으로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해 온 래퍼 치트키는 여러 작업물을 통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고 김대중 대통령을 조롱한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래퍼 로볼프와 길거리 난투극을 벌이는 소동까지 일으켰다.
서형우 온라인기자 wnstjr140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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