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취임날 방문진·KBS 이사 교체…野, 또 탄핵 예고

양길성 2024. 7. 3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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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31일 KBS·MBC 이사진을 새로 선임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임명된 이사진이 대거 교체돼 공영방송 이사진이 기존 야권에서 여권 우위 성향으로 바뀔 전망이다.

이어 임명 8시간 만인 오후 5시 전체회의를 소집해 오후 7시께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KBS 이사진 선임안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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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임명 10시간만에 선임안 의결
공영방송 이사 여권 우위로 전환
탄핵 소추안 발의되더라도
사퇴 않고 헌재 결정 기다릴 듯
이진숙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오른쪽 첫 번째)과 김태규 상임위원(두 번째)이 3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스1


방송통신위원회가 31일 KBS·MBC 이사진을 새로 선임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임명된 이사진이 대거 교체돼 공영방송 이사진이 기존 야권에서 여권 우위 성향으로 바뀔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반발해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동관·김홍일 전 위원장과 이상인 전 직무대행(부위원장)에 이어 방통위 관련 네 번째 탄핵소추안 발의다. 방통위를 두고 여야 강대강 대치가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취임 10시간 만에 이사진 교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이 위원장의 임명안을 재가하고 신임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임명했다. 김 상임위원은 야당 탄핵 공세에 지난 26일 자진 사퇴한 이 전 부위원장의 후임이다. 이번 인선으로 ‘방통위원 0인 체제’가 됐던 방통위는 의결 정족수를 채운 ‘2인 체제’로 복원됐다.

이후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 위원장은 임명 직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공영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이사회 구성을 조속히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임명 8시간 만인 오후 5시 전체회의를 소집해 오후 7시께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와 KBS 이사진 선임안을 의결했다.

방문진은 전체 9명 중 여권 이사 6명만 임명했다. 허익범 변호사, 김동률 서강대 교수, 손정민 TV조선 시청자위원, 윤길용 방심위 방송자문특별위원, 이우용 언론중재위원, 임무영 변호사가 임명됐다. 대통령에게 임명권이 있는 KBS 이사에도 전체 11명 중 여권 이사 7명만 추천했다. 서기석 전 헌법재판관(현 KBS 이사장), 권순범 KBS 이사, 류현순 전 한국정책방송원장, 이건 여성신문사 부사장, 이인철 변호사, 허엽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위원장, 황성욱 전 방심위 상임위원이 최종 추천됐다.

 ○민주당, 이진숙도 탄핵 추진

공영방송 이사 임명안이 의결되면서 오는 12일 임기가 종료되는 방문진은 보수 이사 우위로 재편되게 됐다. 방문진은 MBC 사장에 대한 임명권을 가지고 있어 MBC 경영진 구성에도 순차적으로 영향을 줄 전망이다. KBS 이사회는 현재도 여권 이사 6명과 야권 이사 5명으로 구성돼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날 방통위가 이사 선임안 의결을 마치자 이 위원장에 대해서도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은 그동안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업무가 정지돼 이사진 선임을 위한 회의 소집이 불가능한 점을 겨냥해 탄핵안 발의를 통해 이사진 교체 작업을 지연시켰다. 민주당은 늦어도 7월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3일 안에 표결을 끝낸다는 방침이다.

이전 위원장들과 달리 이 위원장은 야당 탄핵 추진에도 헌재 판단이 나올 때까지 직무정지 상태로 자리를 지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를 마친 만큼 급하게 사퇴할 이유가 사라졌다”며 “헌재에서 탄핵안이 기각되면 ‘무리한 정치 탄핵’이라는 점이 입증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헌재 결정까지는 최소 4개월 이상이 예상돼 방송·통신·정보기술(IT) 전반에 관한 방통위 업무 마비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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