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이스라엘에 '가혹한 보복' 지시

▲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에서 손 붙잡은 이스마일 하니예

이란 수뇌부가 31일(현지시간)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발생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의 장본인으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을 예고했습니다.

IRNA, 메흐르 통신 등 이란 매체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성명에서 "범죄자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우리의 손님을 순교하게 했다"며 "그들이 가혹한 징벌을 자초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란 이슬람공화국 영토에서 발생한 쓰라린 사건과 관련해 그의 피 값을 치르는 것을 우리의 의무로 여겨야 한다"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보복을 지시했습니다.

이스라엘, 미국에 대해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적대적 맞대응'을 수시로 언급했으나 '보복이 의무'라는 표현은 상당히 수위가 높습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 페르시아어 계정에 전날 집무실에서 테헤란을 찾은 그를 반갑게 접견하는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엑스에 글을 올려 "팔레스타인 저항의 용감한 지도자 무자히드(성전에서 싸우는 전사) 이스마일 하니예의 순교를 애도한다"며 "테러리스트 점령자(이스라엘)들이 자신의 비겁한 행동을 후회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영토 보전과 존엄, 명예,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이란과 팔레스타인 양국의 연대는 이전보다 더 강해질 것이며 억압당하는 이들을 위한 저항과 방어의 길을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따르겠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알라는 가장 자비로우면서 복수심이 많은 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 글과 함께 전날 자신의 취임식에서 하니예를 만나 손을 붙잡은 사진을 함께 올렸습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하니예의 피는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테헤란에서 일어난 하니예의 순교는 이란, 팔레스타인, 저항세력 사이의 깊고 뗄 수 없는 결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니예는 전날 이란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테헤란 북부의 숙소에서 암살됐습니다.

(사진=페제시키안 X 캡처, 연합뉴스)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