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엔비디아 패밀리 합류하나...삼성전자 "HBM3E 고객사에 3분기 중 공급 예정"
"4분기 HBM3E 매출 비중 60% 될 것"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인 HBM3E 8단 제품을 3분기(7~9월)에 양산해 공급을 본격화하고 12단 제품도 하반기에 시장에 내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4분기(10~12월)에는 전체 HBM 매출의 60%가 HBM3E에서 나올 것이라고 밝혀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큰손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 통과가 임박했음을 내비쳤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31일 2분기(4~6월)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엔비디아의 HBM3E 품질 테스트 진행 상황을 묻는 질문에 "고객사와의 비밀 유지 계약 준수를 위해 해당 정보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라며 "HBM3E 매출 비중은 3분기에 (전체 HBM 매출의) 10% 중반을 넘어서고 4분기에는 60%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HBM의 제조 공정이 까다로워 양산 시작부터 고객사 납품까지 3, 4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3분기에 HBM3E의 대형 고객사 확보를 자신한다는 의미다.
6세대인 HBM4는 2025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복수의 고객사들과 함께 세부 스펙 협의를 시작했다"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적기에 대응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AI가 밀어올린 '메모리 슈퍼 사이클'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매출 74조400억 원, 영업이익 10조4,400억 원의 실적을 냈다고 공시했다. 반도체 사업을 맡은 디바이스설루션(DS) 부문(매출 28조5,600억 원, 영업이익 6조4,500억 원)이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DS부문 매출은 같은 기간 대만의 TSMC(6,735억1,000만 대만달러·28조5,000억 원)보다 약간 많았고 영업이익은 SK하이닉스(5조4,685억 원)를 약 1조 원 앞섰다.
메모리 시장이 슈퍼 사이클(급격한 상승 국면)에 접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들이 내년에 쓸 D램과 낸드 물량까지 계약을 요청하고 있다"며 "내년까지 시장 전반에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2023년 4월 D램 감산 조치 이후 메모리 수요가 차츰 회복되는 데다 AI 서버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주요 메모리 업체가 HBM 생산에 집중하고 그만큼 범용 D램 공급이 부족해진 탓이다. 파운드리 사업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5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선단 공정 중심으로 수주를 늘려 AI 고성능컴퓨팅(HPC) 고객이 이전 분기 대비 두 배 넘게 늘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노조 파업에도 "생산 차질 없어"
DS 부문의 호조와 달리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부문은 2분기 고전했다. 매출 27조3,800억 원, 영업이익은 2조2,300억 원으로 1분기(매출 33조5,300억 원, 영업이익 4조700억 원)보다 줄었다. 신제품을 낸 1분기보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든 데다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 등으로"(다니엘 아라우조 MX사업부 상무) 수익도 줄었다.
단 스마트폰 사업은 하반기에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많다. 삼성전자는 10일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폴드6, 플립6과 스마트링(반지) 등 웨어러블 제품을 새로 공개했다. 다니엘 상무는 "스마트링은 수면·건강관리 제품에 대한 관심 증가와 신제품 출시 영향으로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영상가전(VS) 사업은 매출 14조4,200억 원, 영업이익 4,900억 원을 기록했다. 파리 올림픽 특수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14조3,900억 원)은 소폭 늘었지만 역시 원자재 값이 올라 영업이익(7,400억 원)은 줄었다. 디스플레이사업(SDC) 실적은 매출 7조6,500억 원, 영업이익 1조100억 원을 올렸다. 자회사 하만은 매출 3조6,200억 원, 영업이익 3,200억 원을 냈다.
한편 삼성전자는 8일부터 이어지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의 총파업에 대해서는 "생산에 차질이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파업이 조기에 종결될 수 있도록 노조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파업에도 불구하고 당사의 물량 대응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파업이 지속되더라도 경영과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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