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 씌었다' 친언니 살해 50대…심신미약 무죄

자신의 친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50대 여성이 심신상실을 인정받아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자신을 돌보러 온 친언니를 폭행해 숨지게 한 50대 여성이 심신상실을 인정받아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31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수원고법 제3-2형사부(고법판사 김동규 김종기 원익선)는 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해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치료감호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3년 7월 14일 오후 5시34분쯤 시흥시에 위치한 자가에서 자신을 챙겨주기 위해 방문한 친언니 B씨를 주먹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당시 A씨는 악귀가 친언니 B씨의 모습을 하고 흉내 내고 있다고 생각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또 그는 부활 의식을 한다며 사망한 B씨 손에 묵주를 감싸 놓은 채 거실에 그대로 뒀다. 이 외에도 △하의 벗고 주거지 밖을 배회하기 △쓰레기에 불을 붙이려고 하기 등 이상행동을 했다.

조사 결과 A씨는 2006년부터 우울증과 조현병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었다. 그는 지난 2016년과 2017년 사이 자기 친딸과 손주에게 칼을 들고 위협했고, 2020년엔 기르던 개를 때려죽이기도 했다.

범행을 저지른 지난 2023년 6월 7일엔 '사람들에게 공격받는 게 영적 싸움이다. 잡신들의 반란, 신앙에 매달리려고 한다'고 하는 등 망상 증세가 더 심해졌다.

재판부는 A씨가 심신상실로 범행 당시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A씨 측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의 항소도 기각했다.

박상혁 기자 rafand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