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방문조사, 법무장관 “규정 따라 진행”…총장은 특혜라는데

박성재 법무장관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 출석
신원식 국방장관 “임성근 명예전역 쉽지 않아”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김건희 여사 비공개 출장조사에 대해 “제반 규정에 따라 진행한 것이고 특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 여사의 조사 방식 등을 두고 논란이 일자 “국민에게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고 말씀드렸으나 이런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라고 사과한 것과 다른 인식이다.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이건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원석 검찰총장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박 장관은 이같이 답했다. 이 총장이 김 여사 조사 사실을 사후에 보고받아 ‘총장 패싱’ 논란이 인 것과 관련해서는 “보고와 관련해서는 (이 총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두 분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정확하게 몰라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장관과 이 총장이 김 여사 수사를 두고 나눈 대화와 관련한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제이티비씨(JTBC)는 지난 7일 이 총장이 박 장관과의 통화에서 ‘김 여사의 검찰청 소환이 필요하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지휘권 회복을 요청했으나, 박 장관이 ‘김 여사 조사 문제는 중앙지검과 용산 대통령실이 소통하니 관여하지 말라’는 취지의 말을 하며 지휘권 회복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대한 질의에 박 장관은 “법무부 장관이 수사와 관련해 검찰총장과 소통한 내용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제이티비씨 (보도) 내용 자체는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사건 관계인 출석요구와 관련해서는 피의자 변호인과 수사팀 간에 협의해서 진행하여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서 서로 잘 협의해서 하는 게 좋겠다고 하는 원칙론을 이야기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건태 의원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특별한 개인적 이해관계가 없는 (이원석) 총장이 지휘권을 살려달라는 것은 당연한 요구”라고 지적하자, 박 장관은 “(수사)지휘는 법무부 장관이라는 기관이 검찰총장이라는 기관에 하는 것이고 그 기관에 대한 지휘권 행사는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유효하다고 해석하는 게 맞다”라고 답했다.

한편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1사단장이 명예전역을 신청한 사실이 한겨레 보도를 통해 알려진 가운데,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에게 “이분 (임 전 사단장)은 문제가 클리어될 때 명예전역을 하든 처분을 하셔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에 신 장관은 “임 전 사단장은 공수처 고발이 계속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해군본부에서 심사를 하더라도 법에 의해서 명예전역은 쉽지 않다”라고 답변했다.

정혜민 기자 jh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