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버' 전도연 품위→美친 얼굴들로 장르 완성…군더더기 없이 우아한 직진액션[봤어영]

김보영 2024. 7. 3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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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전도연이란 장르를 절제의 미덕으로 경쾌하면서도 품격있게 풀어낸 스타일리시한 캐릭터 누아르극. 무표정의 전도연이 끌고, 새 얼굴 갈아 낀 지창욱과 임지연이 제대로 밀었다. 빈틈없는 조연 및 카메오 열연까지. 믿고 보는 연기, 미(美 )친 앙상블, 독특한 개성으로 빚어낸 캐릭터 파티다.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리볼버’(감독 오승욱)의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전도연과 지창욱, 임지연, 오승욱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 분)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리볼버’는 오승욱 감독과 전도연이 ‘무뢰한’ 이후 약 10년 만에 재회한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앞서 ‘무뢰한’이 전 세계적인 사랑과 호평을 받았던 만큼 ‘리볼버’에서 두 사람이 보여줄 시너지에 기대가 쏠린다.

오승욱 감독(왼쪽부터), 배우 임지연, 전도연, 지창욱이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리볼버’(감독 오승욱) 언론시사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오는 8월 7일 개봉.(사진=뉴시스)
특히 전도연은 ‘리볼버’에서 모든 죄를 뒤집어 쓴 채 전부를 잃어버린 후 자신의 몫을 되찾기 위해 리볼버를 쥔 전직 경찰 ‘수영’ 역할을 맡아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차갑고 건조한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오승욱 감독은 영화 ‘리볼버’ 자체가 시나리오 집필 단계에서부터 전도연이란 배우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그려나간 작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무미건조하고 차가운 ‘수영’의 무표정과 행보에 전도연이라는 배우의 품격이 녹아들길 바랐다는 소망도 전한 바 있다.

오승욱 감독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주인공 하수영이 무표정으로 사람들을 마주하고 이야기하면서도 품격이 느껴지는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수영 자체가 격이 있는 사람처럼 비춰지길 바랐다”고 밝혔다. 그는 “수영이 교도소에 들어가기 전 비리 경찰이었을 때와 교도소에서 나왔을 때의 모습이 달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교도소를 거치며 수영이 차분해지고 인간으로서 격이 생긴 사람이 되어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인간이 지닌 품격을 끝까지 잃지 않고 밀고 나가는 캐릭터가 되길 바랐다”고 부연했다.

(사진=뉴시스)
‘리볼버’에서 가장 낯선 얼굴을 보여준 전도연은 건조한 목소리와 무표정만으로도 폭발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억눌린 듯 절제된 에너지로 러닝타임 114분을 루즈함 없이 직진한다. 인기척을 지운 간결한 움직임으로 한치의 오차 없이 상대를 일격하는, 전도연표 ‘절도美 액션’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향수 뿌린 미친 개 ‘앤디’로 악역에 도전한 지창욱과 유흥업소 마담 ‘정윤선’ 캐릭터로 전도연과 묘한 케미를 발산한 임지연의 연기는 다채롭다. 무채색이 되어야만 했던 전도연의 응축된 에너지가 지루해지지 않게 강렬한 원색의 존재감과 표정을 드러냈다. 특히 교도소를 출소한 수영이 앤디를 바 안에서 만나 대립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시종일관 무미건조했던 수영이 약속 앞에 책임의식도, 양심의 가책도 없는 앤디의 태도에 짧은 순간 분노를 폭발해내는 액션신이 ‘리볼버’의 개성을 살린 백미이기도 하다.

(사진=뉴시스)
지창욱은 ‘앤디’ 캐릭터를 통해 그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비열하고 찌질한 얼굴을 드러냈다. 지창욱은 “앤디를 연기하며 너무 재밌었던 거 같다. 즐겁게 캐릭터를 만들어나갔고 현장에서도 굉장히 재미있게 연기를 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사실 시나리오 안의 앤디는 공백이 많았다. 감독님하고 캐릭터에 대한 이야길 굉장히 많이 나눴기도 했고, 감독님께서 현장에서 제가 마음껏 연기할 수 있게 동료들과 배려해주셨다. 즐겁게 뛰어놀았다”며 “앤디가 하는 말의 70% 이상이 욕설인데, 평소 행동이나 사람의 말씨가 그 캐릭터를 좀 잘 표현해줄 수 있게 만든다고 생각해서 더 과하게 욕을 했던 것 같다. 앤디가 가지고 있는 자격지심이나 이런 것들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상스러운 욕설을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털어놨다.

임지연은 특유의 가벼운 미소와 함께 진심을 숨긴 채 조력자인지, 배신자인지 알 수 없는 윤선의 미스터리한 매력을 생동감있게 표현했다. 상극인 듯 서로 통하는 수영과 윤선의 파트너십을 그려 워맨스 케미를 맛깔나게 완성했다. 임지연은 “정윤선은 하수영과 정반대로 화려한 겉치장에 톡톡 튀는 외형을 가졌지만, 처음부터 따로 특정한 이미지를 정해두고 시작한 건 아니었다”며 “처음엔 시나리오를 따라가며 하나하나 의미를 두다가 나중에는 에이 모르겠다, 그냥 마음이 흐르고 따르는 대로 가자란 마음으로 연기했다. 이중적인 정윤선의 매력에 중점을 두고 연기한 것 같다”고 떠올렸다. 또 “수영과 윤선이 감독님 말씀대로 ‘배트맨과 로빈’처럼 환상의 파트너같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그렇게 연기를 하기도 했고, 두 사람의 케미가 재미있게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도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김준한과 김종수, 정만식 등 조연들과 카메오로 분한 이정재, 정재영, 전혜진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한 신스틸러 앙상블이 영화의 속도감과 몰입도, 재미를 끌어올린다. 특히 이정재와 정재영은 오승욱 감독과의 친분으로 우정출연을 자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승욱 감독은 오승욱 감독은 “이정재 배우와 개인적 친분도 있었고, 이 영화를 제작한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가 배우들과 술을 마시다 ‘이런 영화가 있는데 A라는 배우에게 특별출연을 해주면 어떻겠냐’ 처음에 물어보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런데 처음 제안받은 A라는 배우가 스케줄 때문에 힘들 거 같다고 했었다. 그러던 중 뜬금없이 자리에 있던 이정재 배우가 ‘내가 할래요’ 먼저 말해줘서 기적처럼 출연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오승욱 감독은 “이정재 배우가 출연한 뒤 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날개가 달렸다고 생각한다. 또 촬영하고서도 계속 아이디어도 내줬다. 잠깐 특별출연하는 마음가짐이 아닌 주연이란 생각으로 정말 적극적으로 임해줬다”고 이정재에게 고마움을 털어놨다.

정재영의 출연에 대해선 “정재영 배우 역시 저와 옛날부터 술친구다. 제가 조감독 시절부터 친했었고. 전도연 배우와 민기현 역을 누가 할 것인가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전도연 배우와 저와 정재영 배우를 함께 떠올렸고, 예전에 ‘피도 눈물도 없이’란 작품에서 두 분이 좋은 연기를 했던 게 기억나서 부탁을 드렸다. 또 전도연 배우가 나온다고 하니 흔쾌히 출연을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한편 ‘리볼버’는 오는 8월 7일 개봉한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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