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사이클' 올라탄 삼전…매출 2년만에 TSMC 추월

박승주 기자(park.seungjoo@mk.co.kr),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2024. 7. 3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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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반도체 영업익 6.4조
HBM3E 3분기 본격 양산
12단 제품도 하반기에 공급
엔비디아 납품 품질 테스트
1~2개월내 통과 가능성 커
AI 거품론에도 초격차 자신감
노조파업 불구 생산차질 없어

◆ 삼성 실적 반등 ◆

삼성전자가 대대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확대에 나선 것은 인공지능(AI) 시장 호황을 타고 '반도체의 봄'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고부가가치 5세대 HBM3E 8단 제품을 올해 3분기 본격 양산하고, HBM3E 12단 제품도 하반기에 공급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사실상 핵심 고객을 확보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엔비디아, AMD를 비롯한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들로부터 HBM3E 품질 테스트 통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최근 AI 거품론이 글로벌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어서 투자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31일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2분기 실적 확정치를 발표하는 콘퍼런스콜에서 "HBM 캐파(CAPA·생산능력)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올해는 고객사와 협의가 완료된 물량을 전년보다 4배 이상 확보했다"며 "내년엔 올해 대비 2배를 넘어서는 공급량 확대를 계획 중"이라고 했다.

기존의 4세대 제품인 HBM3는 대부분의 GPU 고객사에 양산·공급을 확대하며 직전 분기보다 매출이 3배 가까이 늘었다. 삼성전자가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한 HBM3E 8단 제품은 3분기에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은 HBM3E 12단도 양산 준비를 마쳤고, 4분기에 고객별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통과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 실장은 "시장 관심이 높지만 고객사와 비밀유지계약(NDA) 준수를 위해 해당 정보에 대해선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삼성전자가 1~2개월 안에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6세대 HBM4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내년 하반기 HBM4 출하를 목표로 개발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HBM 경쟁력과 공급 역량을 바탕으로 수요 증가에 적기에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HBM뿐 아니라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와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서도 매출을 크게 끌어올렸다. HBM 매출은 직전 분기보다 50% 늘었는데 DDR5 매출은 8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SD 매출도 40% 이상 늘었다.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도 함께 올랐다. 김 실장은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와 시장 가격 상승으로 직전 분기보다 D램은 10%대 후반, 낸드플래시는 20%대 초반 상승했다"며 "재고 수준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서버향 SSD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김 실장은 "AI 연산량이 늘어나 고성능 SSD 수요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4배를 넘어선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라 밝혔다. 특히 쿼드러플레벨셀(QLC) 기반 SSD 매출은 10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 예상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AI와 고성능 컴퓨팅(HPC)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송태중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하반기에도 AI·HPC 응용처 수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2028년까지 고객 수를 4배, 매출은 9배 이상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력을 내세웠다. 올해 하반기에는 3나노 2세대 GAA 공정으로 웨어러블·모바일 제품을 양산하고, 내년에는 2나노 GAA 공정을 양산할 예정이다. 후면전력공급 기술(BSPDN)을 적용한 AI·HPC용 공정도 2027년까지 준비한다.

올 상반기 전체로 놓고 보면 DS부문 영업이익은 8조3600억원으로 HBM 시장 주도권을 쥔 SK하이닉스(8조3545억원)를 소폭 앞질렀다.

삼성전자 2분기 매출액은 74조68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3.4% 증가했다. 이 가운데 DS부문 매출은 28조5600억원을 기록했는데, 2022년 2분기 이후 2년 만에 대만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 TSMC 매출(28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AI 반도체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범용 반도체에서도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파업에 대해서는 "고객 물량 대응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박승주 기자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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