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일본의 재부상을 이해해야만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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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아직까진 일부 투자자는 경기 불황의 대명사인 일본 경제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나 작은 변화이긴 하지만 일본에서 보기 힘들 것으로 생각했던 지표들이 나오는 중이다.
일본 경제에 대한 높은 관심은 일본 자체의 변화에도 있지만 중국과 중화권에 대한 관점 변화에 따른 반작용이며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장기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시사한 것이다.
일본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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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아직까진 일부 투자자는 경기 불황의 대명사인 일본 경제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나 작은 변화이긴 하지만 일본에서 보기 힘들 것으로 생각했던 지표들이 나오는 중이다.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은 수많은 변수들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는 주식시장이다. 지난 2월 일본 주식시장은 떠들썩했다. 연초 이후 닛케이지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역대 최고치를 단숨에 돌파했다. 이후 수개월 만에 일본 주식시장이 재차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와 같은 역동성에는 지난 10여년간 유출되기만 했던 외국인의 순유입 전환이 큰 힘이 됐다. 이달 일본의 4개 증권거래소가 발표한 ‘주주분포 상황 조사’를 보면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수금액이 2023년 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기준 7조 6906억 엔(약 66조 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이후 최대 금액이다. 이와 함께 외국인들의 일본주식 보유비중은 31.8%로 발표됐는데 1970년도 이후 비교 가능한 기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갑자기 일본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무엇일까. 디플레이션 탈출에 대한 기대감, 엔화 약세에 따른 기업실적 개선, 소극적이었던 일본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 등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그런데 열거한 요인들이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10여년 간 일본을 외면했던 외국인들의 급해진 행동 전환을 전적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외국인의 일본 시장에 대한 관점 변화를 이해하는 데 워런 버핏의 투자만큼 좋은 사례는 없을 듯하다. 일본 시장에 투자하지 않았던 워런 버핏이 2019년 7월부터 일본의 5대 종합상사 지분을 매입한 사실이 2020년 공개됐다. 5% 내외의 지분율부터 시작해서 최근까지 5년간 꾸준히 지분율을 늘려 오고 있다. 반면, 2008년부터 투자했던 중국의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를 지속적으로 매각하고 있다. 전세계 최고의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TSMC 지분을 2022년 3분기 매입했지만 1년도 채우지 않고 전량을 매각했다.
워런 버핏은 여러 차례 이와 같은 포트폴리오 변경에 대해 아주 간단하게 대답했다. 비야디, TSMC가 최고의 기업이는 하지만 지정학적 위험이 커졌기 때문에 매각하고 일본의 저평가 기업을 선택했다고 한다. 투자전략의 관점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지속되는 상수로 자리매김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에 대한 높은 관심은 일본 자체의 변화에도 있지만 중국과 중화권에 대한 관점 변화에 따른 반작용이며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장기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시사한 것이다.
지난 4월 10일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이 발표됐다. 내용 중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미국이 일본의 군사적인 공격능력 강화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2차 대전 당시 적국이었던 양국 관계가 80여 년 만에 세계 안보를 사실상 공동으로 관리하는 핵심 동맹으로 격상된 것이다. 경제 뿐만 아니라 군사 방위에서도 일본의 역할이 국제사회에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대목이다. 투자자라면 새롭게 상수가 되어버린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가중치를 높일 수밖에 없다. 일본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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