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판도 흔드는 ‘해리스 바람’…핵심 경합주 7곳중 4곳서 앞서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 뒤 해리스 부통령이 누리는 일시적인 ‘허니문(신혼여행) 효과’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그다지 크지 않아 언제든 상황은 뒤바뀔 수 있다. 경합주 중 선거인단 수가 많은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트럼프 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민주당은 1~5일 대의원 호명(呼名) 투표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을 공식 대선 후보로 선출하고, 부통령 후보도 5일 지명할 계획이다.
● 트럼프 우세 ‘선벨트’서 해리스 상승세
여론조사회사 모닝컨설트와 블룸버그가 30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7개 경합주에서 평균 48%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후보(47%)를 앞섰다. 오차범위(±1%)를 고려하면 사실상 동률인 백중지세라고 봐야 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승자를 결정할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중 15명이 걸린 미시건주에서 53%의 지지율로 42%에 그친 트럼프 후보를 11%포인트 차로 앞섰다. 애리조나주(선거인단 11명)와 위스콘신주(10명)에서도 각각 49%를 얻어 각각 47%를 얻은 트럼프 후보를 2%포인트 앞섰다. 네바다주(6명)는 해리스 부통령이 47%, 트럼프 후보는 45%였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이자 7개 경합주 중 가장 많은 선거인단(19명)이 걸린 펜실베이니아주에서 50%로 해리스 부통령(46%)을 4%포인트 앞섰다. 노스캐롤라이나주(16명)에서도 48%를 얻어 해리스 부통령(46%)을 눌렀다. 조지아주(16명)는 양 측 모두 47%를 얻었다.
7개 경합주 중 북부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주는 미국 내 제조업 메카였다 몰락한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로 꼽힌다. 남부 애리조나와 네바다,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따뜻한 기후로 ‘선벨트(sun belt)’로 불린다.
해리스 부통령이 그간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꼽혔던 선벨트에서 뚜렷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원래 민주당에 호의적이었지만 바이든 행정부 시절 친(親)이스라엘 정책과 불법 이민자 증가 등에 실망한 흑인, 라틴계, 청년층 유권자가 다시 민주당 쪽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 64%와 청년층 61%, 라틴계 56%가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해 대선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 해리스, 5일 부통령 후보 지명할 듯
다만 이번 여론 조사 결과만 놓고 판세를 놓하기엔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데다,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주는 트럼프 후보가 앞서는 만큼 해리스 부통령이 벌써부터 승기를 잡았다고 보긴 어렵다. 특히 부통령 후보로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향후 경합주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7개 경합주 민주당원이 가장 선호하는 부통령 후보는 55%의 지지율을 얻은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이었다.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46%)와 마크 켈리 애리조나주 상원의원(41%), 래피얼 워녹 조지아주 상원의원(36%)이 뒤를 이었다. 다만 성소수자인 부티지지 장관은 경합주가 아닌 인디애나주 출신이라 중도층 유권자 표심을 얻기엔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가 많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30일 조지아주 최대 도시인 애틀랜타에서 유세를 갖고 트럼프 후보에 대한 공세를 펼쳤다. 트럼프 후보가 최근 자신과의 TV토론 계획을 번복한 것을 거론하며 “할 말이 있으면 내 얼굴을 보고 직접 하라”고 맞받았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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